'안투라지' 속 조진웅은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 서강준을 품은 '대박 CEO'다. 그런데 어쩐지 최고의 극한 직업 같다. 하루도 조용히 넘어갈 날 없이 혈압 오를 일만 잔뜩이다.
12일 전파를 탄 tvN 불금불토 스페셜 '안투라지' 4회는 차영빈(서강준 분)의 차기작을 두고 인물들간 대립이 주된 스토리였다. 갈등 원인은 이준익 감독이 준비하는 영화 '왜란종결자'.
차영빈은 '왜란종결자'에 자신이 좋아하는 안소희(안소희 분)가 출연하고 이준익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소식에 캐스팅을 확정 짓고 싶었다. 하지만 먼저 제안했던 제작사쪽이 오히려 슬금슬금 계약을 미뤘다.
알고 보니 이준익 감독이 차영빈보다 김수현을 원했다는 것. "잘생긴 탤런트나 모델 같다"며 차영빈을 거절한 이준익 감독이다. 결국 소속사 대표인 김은갑(조진웅 분)과 매니저 이호진(박정민 분)이 수습에 나섰다.
김은갑은 영화제작자 조대표(장소연 분)를 만나 "감독님 억지로 뵀다. 우리 영빈이 안 된다고 하시더라. 구두 계약도 계약 아니냐. 우리 영빈이 킵 해놓고 다른 데 딜한 것 아니냐. 번번이 뒤통수 치면 우리도 배우 못 맡긴다"고 밀어붙였다.
그리고는 차영빈이 더 좋은 차기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산더미처럼 쌓인 대본을 살펴봤다. 그의 선택은 배우 김윤석이 먼저 캐스팅 된 영화 '광역수사대'. '왜란종결자' 때문에 상처받았을 차영빈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엔터테인먼트 대표로서 배우도 관리해야 했고 회사도 키워야 했다. 공동대표(최명길 분)가 자신을 빼놓고 이사진과 은밀하게 회의를 진행하자 그의 혈압은 또다시 올랐다.
"상장사에 회사 넘기려는 것 아니냐. 칼 물고 반대할 거다. 엔터도 모르는 놈들 가랑이 밑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지 않다. 비즈니스 말고 매니지먼트 하자고 하지 않았냐"며 입에 거품을 물고 맞섰다.
간신히 차영빈을 설득한 김은갑과 이호진은 '광역수사대' 제작사 안 대표를 함께 만났다. 제작사 대표는 김은갑을 보며 "대표라고 부르기가 아직도 참 어색하다. 김 대표 막내 시절엔 이름을 막 불렀었는데. 배우들 우산 받치느라 고생 많이 했지"라고 지적했다.
김은갑은 성질을 꾹 누른 채 애써 미소 지었다. 자신의 배우를 위한 대표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차영빈이 '왜란종결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광역수사대'를 보이콧한 것.
오롯이 김은갑이 비난을 뒤집어 쓰게 됐다. 화가 난 안 대표는 김은갑의 회사로 쳐들어왔고 김은갑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기어서 도망갔다. 안 대표가 한 번 꼭지 돌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기 때문.
하지만 김은갑은 차영빈을 위해 이를 감수했다. 이준익 감독을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고 싶다는 배우의 뒤를 든든하게 지원했고 이 자리에까지 쫓아온 안 대표를 막고자 온몸으로 쭈꾸미를 뒤집어 쓰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웃게 됐다. 이준익 감독이 차영빈의 진심에 마음을 바꿨고 캐스팅을 제안했다. 이 소식에 김은갑은 일요일 오전 잠옷 차림으로 차영빈에게 달려갔다. 그토록 바라던 캐스팅에 김은갑과 차영빈은 함께 기뻐했다.
김은갑을 연기하는 조진웅의 목소리가 단 한 번도 차분했던 적이 없는 '안투라지'다. 실제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에피소드로 그려 리얼리티를 더했는데 조진웅이 그 중심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배우들의 캐스팅 문제는 물론 재계약 사항, 스캔들 관리, 제작사와 마찰, 회사 비즈니스 등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극한 직업과 같았다. 조진웅의 혈압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comet568@osen.co.k
[사진] '안투라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