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이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온 지 벌써 28년이다. 10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졌지만 그녀는 연륜의 여배우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흥겹게 수다를 떨며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다. 힘든 삶 속에서 모든 것을 잊고 명랑해질 수 있는 사람의 미소는 눈부시다. 40대 후반인 그녀는 아줌마지만, 아름답고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줌데렐라'였다. 자신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숨김없이 해명하며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다.
13일 전파를 탄 SBS 예능 '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는 지난주에 이어 오현경의 솔직한 입담과 속내가 이어졌다.
오현경은 이날 어설프지만 온갖 노력을 다해 아침 식탁을 완성했다. 성게알죽과 무생채, 샐러드를 준비했는데 완벽한 실력은 아니었지만 임지호, 김수로에게 "맛이 괜찮다"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에 역대 게스트들 가운데 다섯 번째로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어 그는 안면윤곽성형을 받았다는 오해에 대해 "턱을 깎았다고 하시는데, 턱 깎은 수술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턱관절 장애로 저작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한국에서의 수술이 성공적이지 않아 미국에서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고. 이로 인해 10년 여간 방송활동을 쉬게 됐다.
그러나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을 통해 연기적으로 한층 성숙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조강지처클럽' 당시 회복이 덜 됐었다. (연기적으로) 정말 많이 혼났었는데 얼굴을 놓았더니 연기가 잘 됐다. 사실 젊었을 때 외모를 포기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현경은 욕심을 내려놓으니 더 큰 문이 열렸다고 했다. 젊은 여배우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 시청자들에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는 게 더 멋진 배우가 되는 길이라는 걸을 깨달았다.
오현경은 이날 사연을 신청한 사람들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며 따뜻한 면모를 보여줬다. 그녀의 표정 역시 밝았다.
그녀가 세상 물정 모르는 공주 같은 캐릭터 이미지가 강한 데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여장부 스타일이었다. 내숭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었다. 매사에 즐거운 그녀의 삶을 더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purplish@osen.co.kr
[사진] ‘식사하셨어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