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Entourage)'가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강준은 영화 '왜란종결자' 주연을 따냈지만,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 4회분은 시청률 0.749%(케이블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회(1.621%) 수치의 절반이자 1회(2.264%)에 비하면 1/3 수준이다.
너무나 기대가 컸던 것일까. 시즌8까지 방송된 원작인, HBO 미국드라마 '안투라지'의 명성에 비해서도 초라한 결과다. 역시 사전 형성된 높은 기대감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한국 정서에 맞는 리메이크의 실패, 원작 직역 대사의 부자연스러움, 내용의 공감도 부족 등 여러 이유가 꼽히는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의 부족이라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안투라지'는 한 청춘스타를 둘러싼 주위 사람들-매니저, 측근들, 더불어 연예계 전반의 모습을 그리는 드라마. 원작 역시 할리우드의 샛별로 떠오른 신인을 중심으로 그 죽마고우들의 이야기와 배우와 에이젼트, 제작사간의 여러 일들을 그려냈다.
그런데 '연예계 뒷이야기'는 사실 더 이상 한국 대중에게 매력적인 작품 소재가 아니다. 이미 소위 '연예계 지라시'라 불리는 증권가 소문들을 여러 경로로 접해 온 대중에게 드라마 속 이런 모습들은 더 이상 자극스럽지도 새롭지도, 그리고 흥미롭지도 않다.
오히려 과장된 지라시를 접하며 '더한 것'을 상상하고 추측하는 호기심 많은 대중에게 '안투라지'는 아무리 미국드라마에서 에피소드를 상당부분 그대로 따왔다고 하더라도 밋밋하거나 심심할 수 있다. 그래서 외양의 화려함은 오히려 '빈 수레'로,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안투라지'가 주목해야 할 것은 '생생한 연예계의 뒷담화'가 아닌 스타를 둘러싼 5인방의 성장 드라마이다. 진기한 카메오보다는, 예를 들어 아직 별반 활약이 없는 캐릭터 거북(이동휘)이 어떻게 그냥 잉여 친구에서 벗어나 주요 인물로 성장하는가라는 포인트가 시청자들에게는 더 재미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연예계 뒷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연예 관계자들에게만 관심있는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 '안투라지' 역시 이 케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원작 속 금기시되는 부분이나 대사의 쫄깃함이 많은 부분 사라져버리고 가벼운 에피소드들을 많이 덜어내며 급하게 속도를 내는 리메이크작 '안투라지'가 승부수를 걸 부분은 '자극'이나 '높은 수위'가 아닌 성장드라마다. / nyc@osen.co.kr
[사진] '안투라지' 방송 캡처,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