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속아도 놀라운 반전이다. 모두가 남자라고 짐작했던 ‘위 아래 위위 아래 바이킹’이 남자가 아닌 여자, 미스미스터의 보컬 박경서로 밝혀지는 순간 말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출연자들이 복면을 쓰고 등장해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승부하는 포맷을 띄고 있다. 추측할 수 있는 건 노래 부르는 목소리, 습관, 복면을 쓴 외형 정도다.
아이돌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가수 뺨치는 배우가 등장했을 때도 짜릿함을 선사해왔다. 이중에서도 단연 넘기 힘들었던 편견은 성별이다. 여성인 줄 알았던 출연자가 남성으로 밝혀졌던 순간은 지금까지 두 번 있었다. 가수 백청강과 보이그룹 업텐션의 선율이 등장했을 때다.
들리는 목소리, 복면으로 꾸며놓은 모습이 여성으로 들리고 보였기 때문에 당연히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추리했던 바. 예상과 전혀 다른 인물이 나오자 그때마다 놀란 판정단과 시청자들이다. 게다가 백청강 때는 처음이라 충격이 상당했는데, 이후에 선율이 가면을 벗고 등장했을 때에도 그 충격은 무뎌디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어쩌면 방심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지난 13일 방송된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사랑은 관람차를 타고’와 ‘위아래 위위 아래 바이킹’이 2라운드로 가기 위한 대결을 펼쳤다. 박빙의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단 3표 차이로 바이킹이 패하면서 가면을 벗게 됐다.
이때까지만 모두가 관람차가 여성, 바이킹이 남성으로 남녀 듀엣이라고 생각했다. 바이킹을 부러 남성처럼 꾸며놨기 때문에 의심할 수 없기도 했다. 가면을 벗고 등장한 이는 미스미스터의 보컬 박경서. 스튜디오는 물론 안방도 충격으로 물들었다.
또 당하지 않겠다고 마음속의 편견을 모두 지우고 무대를 바라보겠다고 다짐한지도 오래 전. 다시 한 번 당하고 말았다. 박경서의 반전은 그 방심을 비집고 들어왔다. ‘일밤-복면가왕’이 벌써 43대 가왕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편견이 남아있음을 알려줬다.
이 프로그램의 묘미는 역시 박경서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복면을 벗고 나타났을 때 있다. 또 누가 성별까지 뒤집는 반전을 선사할지 계속해서 지켜볼 일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일밤-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