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 수표'로 통하는 박지은 작가의 드라마는 시간이 지나도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수작이 많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명작은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회자되고 또 회자되기 마련인데 박 작가의 작품이 그러하다. 특히나 박 작가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며 독보적인 자기 영역을 구축한 작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 내조의 여왕
2009년 방송된 MBC '내조의 여왕'은 김남주의 성공적인 복귀와 윤상현을 스타덤에 올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초반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내조의 여왕'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6회 이후부터 시청률이 수직상승하기 시작, 8회만에 20%를 돌파했다. 그리고 마지막회에서는 무려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만큼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극 전개 역시 탄탄했다는 의미. 이 드라마를 통해 김남주는 그해 MBC 연기 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상을, 박 작가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조의 여왕'과 '역전의 여왕' 성공 이후 또 다시 김남주와 손을 잡은 박 작가는 KBS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다시 한번 대박을 터트렸다.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온 커리어우먼 차윤희(김남주 분)가 결혼 후 상상하지 못했던 시댁 등장으로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방영 내내 가슴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받았던 드라마로도 유명한데, 마지막회인 58회에서는 무려 45%가 넘는 시청률을 달성하며 국민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었다.
#. 별에서 온 그대
2014년 2월 종영된 '별에서 온 그대'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비행물체 출몰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외계인과 톱스타의 로맨스를 다룬 팩션 로맨스 드라마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을 강타하며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중국에서는 치맥 열풍이 일어날 정도로 '별그대'와 김수현, 전지현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이 바탕에는 박 작가의 상상력과 탄탄한 필력이 바탕이 된 재미있는 극본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외계인이라는 소재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선과 악의 대결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극 말미 등장하던 에필로그 역시 극을 더 깊에 이해하게 하는 동시에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재미를 더했다.
#. 프로듀사
김수현과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던 12부작 KBS 드라마 '프로듀사'는 방송국의 예능국을 배경으로 PD들의 삶을 재조명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관심을 얻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기까지 PD들이 겪는 고충을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박 작가 특유의 재치있으면서도 유쾌함이 돋보이는 대사와 상황 전개 등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안겼다. 또 아이유가 분한 신디를 통해서는 연예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연예인들의 삶과 속내를 엿볼 수 있게 했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