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모든 세대를 뛰어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다. 가족극을 표방한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도 남녀의 사랑은 빼놓을 수 없는 장치일 터. 운명적인 만남과 설레는 사랑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주인공의 지지부진한 관계가 답답함을 안기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 24회에서 이동진(이동건 분)의 고백 덕분에 로맨스가 한발 나갈 수 있었다. 담담하면서도 매력적인 미소로 나연실(조윤희 분)을 지켜보는 모습은 설렘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 드라마는 본처(구재이 분)와 이혼을 결심한 동진이 양복점에서 일하는 연실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사랑을 달콤하게 묘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일말의 행복을 안겨준다. 특히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니기 때문에 공감지수가 더 높은 것이다.
이날 양복점 직원들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동진은 연실만 오지 않자 걱정했다. 때마침 가게 앞에 검정색 차가 서있어, 옛 애인 홍기표(지승현 분)의 수하들이 찾아온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했다. 식당을 뛰쳐나온 그는 연실을 구하러 가면서 "연실 씨를 좋아하게 됐어요"라고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알고 보니 연실은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다 오토바이와 접촉사고가 발생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휴대전화를 고쳤다. 그 사이 동진이 남긴 메시지를 들으며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예상만 하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
동진의 고백을 들은 연실은 그에게 놀라면서도 약간의 설렘을 느낀 눈빛이었다. 특히 엔딩 5분은 단풍이 든 길거리를 배경으로, 두 사람의 극적 만남이 시각적으로도 명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예고에서 여전히 서로의 마음을 의심하며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줄거리가 이어졌다. 연실이 동진에게 철벽 방어로 맞선 것이다.
동진과 연실의 고구마 같은 사랑에 시원한 사이다 한 방이 필요하다. 절대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던 두 남녀의 관계가 진전되는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아직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는 연실과 동진의 순애보가 한층 매력을 높일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