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드라마의 결말보다 만족스러웠다.(웃음)”
배우 김하늘은 파격적인 변신을 통해 대중에 어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조금씩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오며 사랑받고 있다. 데뷔 시절 청순가련한 이미지였던 그녀는 어느새 로맨틱 코미디의 히로인으로 떠올랐다. 또 액션에 입문했고, 성숙한 멜로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최근엔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을 통해 가슴 시린 정통 멜로를 보여줬다. 그는 한층 섬세한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너무도 말라서 부러질 것 같은 몸매비만 어느새 단단한 년차 배우 김하늘의 내공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하늘은 14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드라마 촬영)중간에 이상윤 씨랑 서로 ‘안 이루어지는 게 낫지 않나’라고 말했었다. 후반에는 수아가 바라는 것처럼 내가 바라는 게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결말은 (종영한 대로가)맞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10일 종영한 마지막 회에서는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이에 김하늘은 “사실 저는 (수아와 도우가)마지막에 헤어지는 게 맞는 게 아닐까 싶었다. 마지막에 보니 흐름이 딱 맞았다. 16부작은 배우, 스태프와 같이 봤는데 그 어떤 드라마의 결말보다 만족스러웠다”고 밝히며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공항 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 김하늘은 이 작품에서 기장 박진석(신성록 분)의 아내이자 승무원 최수아를 연기했다. 하지만 수아는 건축학과 시간강사 서도우(이상윤 분)과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졌다.
방송 초반 불륜드라마라는 오해와 달리 ‘공항가는 길’은 서정적인 결말로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배우들 역시 불륜이 해피엔딩이 되는 결말을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감성 가득한 이야기와 화면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품격 있는 로맨스를 만들어내며 아름답게 퇴장했다.
김하늘은 불륜이란 일각의 시선에 대해 "순수한 느낌을 가져가는 게 제일 중요했다. 사람들이 봤을 때 저 친구가 계산하지 않고 움직이는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저도 그렇게 연기를 하려고 했고, 그렇게 연기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대본이 많이 나와 있었다. 드라마라기보다 영화 같다는 느낌이 강해서 몰입도가 강했다. 대본의 느낌이 사실 다른 드라마보다 훨씬 어렵고, 찍은 다음에도 화면에 보이는 게 생각한 것과 달랐다.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화면에 어떻게 표현될지 되게 궁금했다. 이번 드라마는 만족스럽다.”
청순가련이라는 표현에 딱 맞아떨어지는 여성스러운 이미지와 연기를 보여준 김하늘의 장점과 매력이 돋보이는 드라마였다.
김하늘은 최수아라는 인물에 대해 어려운 사람이지만 굉장히 순수하고 매력이 많은 여자라고 평가했다.
“되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이 친구는 순수하고 밝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 감정이 깊을 때도 있고,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 사람이다. 근데 저는 가라앉게 표현이 되더라. 그래서 초반에 많이 어려웠다. 감독님이 ‘처지지 않게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분석하는 것과 감정 이입되는 부분이 달랐다. 2~3회차 정도 찍고 나서 수아가 입혀졌다. 원래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생각했던 연기를 제가 했던 것 같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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