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영화 시상식에서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한 대종상영화제가 올해 시상식 개최 날짜를 확정했다. 지난해 영화인들이 대거 불참하며 수상자 없는 시상식으로 전락했던 대종상시상식. 폐지설까지 돌았던 대종상이 이번 시상식을 부활의 계기로 삼을지 영화인들의 눈과 귀가 한곳에 쏠리고 있다.
대종상영화제 주최측은 14일 OSEN에 "제53회 대종상영화제가 12월 27일, 세종대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주최측에 따르면 올해 대종상과 관련, 개최일정만 결정했을 뿐 구체적인 행사내용이나 방송 플랫폼은 여전히 논의 중인 사안이다.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행사내용 뿐 아니라 방송 플랫폼 또한 변화가 생겼다. 앞서 대종상은 KBS를 통해 매년 생중계됐지만, 끊이지 않는 내부잡음 및 공정성 논란으로 시상식의 의미가 무색해 지자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
관계자는 "방송 송출 플랫폼을 다양하게 알아보고 있다. KBS에서 방송될지 아닐지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대종상은 시상식의 문제점을 집약해놔 시작 전부터 잡음으로 가득했다. 개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주최측은 대리수상 불가 방침을 밝혔고 이는 일파만파 논란으로 이어지며 배우 및 감독들의 주요 보이콧 이유로 작용했다.
당시 대종상영화제 조근우 위원장은 "대종상은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라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제52회 대종상 수상자(작)를 두 명 선정해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고 참석하는 배우에게 상을 주기로 했다"는 수상방침을 내놨다.
해당 발언은 작품성과 연기력과 무관하게 참가에 의의를 둔 불합리한 수상기준으로 영화인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 위원장은 입장을 번복하며 "대중과 업계의 의견을 고려해 대리수상 제한에 대해 재검토 중이다.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상식 당일까지 어떤 공식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 발언은 지난해 열린 대종상 시상식에 주요 수상자들의 불참으로 이어지며 수상자 없는 이상한 시상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올해 대종상의 얼굴은 어떨까. 공정하지 못한 심사기준, 각종 이익관계로 얼룩져버린 지난해와 다를거라고 속단하기 이르다. 다만 폐지의 위기에서 벗어나 개최를 확정한 만큼 대종상이 그간의 논란을 벗고 '초심'으로 돌아가 반백년 역사의 명맥을 이어가길 바랄 뿐이다.
제53회 대종상영화제는 12월 27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다. /sjy0401@osen.co.kr
[사진]대종사영화제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