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오늘(15일) 종영한다. 최지우의 촛불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큰 횃불이 돼 정의로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극본 권음미, 연출 강대선 이재진)에서는 서초동 잘 나가는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가 하나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겪고, 다시 재기해 약한 자들을 위해 정의롭게 싸우는 변호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본격적으로 첫 방송을 시작한 후 반응은 “법정에서 연애하는 흔한 법정 로맨스가 아니”라는 평가가 대부분. 금주의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현실을 풍자하는 듯한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는 시청자들로부터 최고의 카타르시트를 선사하기 충분하다.
지난 14일 방송된 14회에서는 금주가 함복거(주진모 분)의 누명을 벗기고 ‘노숙소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재심을 신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정적 증거를 손에 넣은 순간 강프로(박병은 분)가 나타나 금주에게 총을 쐈고, 톱스타 유태오(이현욱 분)는 희생당했다. 이후 박혜주(전혜빈 분)는 강프로와 손을 잡으면서 이동수(장현성 분)를 제치고 오성의 대표가 됐다. 본격적으로 새 판이 짜였고, 금주는 혜주와 자매 전쟁을 치르게 된 것.
노숙소녀 사건에는 많은 이들이 얽혀있다. 오성그룹의 세력 싸움이 많은 이들을 희생시킨 주범이다. 가진 자들의 욕심으로 인해 죄 없는 자가 고통 받고, 배운 자들이 실수를 이해하지 않는 행동으로 억울함은 배가 됐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는 현실 속 ‘내부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풍자로 시청자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해왔다. 이번 14회에서는 금주와 마석우(이준 분)의 대화에서 현실풍자가 담겨 있었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수를 인정하는 건 더 쉽지 않다는 것. 재심을 반기지 않는 재판부에 대한 금주와 석우의 생각이었다. 우리도 잘못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살고 있진 않았나, 이로 인해 누군가가 억울하게 피해를 보진 않았나, 반성하게 하는 부분.
작품 속 금주의 재심은 ‘함께’라는 힘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강하고 악한 자들과 맞서 싸울 금주의 무기는 함께 나서는 것. 재심을 요청하며 재판장으로 눈물을 흘리며 들어오는 유태오 팬클럽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돈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경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 금주. 그리고 그 점을 이용해 압박하는 힘 있는 자들. 그런 가운데 금주는 그저 작은 촛불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촛불이 모이고 또 모이면 세상을 밝힐 빛이 된다. “힘을 모아야죠. 못난 사람들도 힘을 합치면 또 모르잖아요?” 금주의 말이 뼈아프게 들리는 요즘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캐리어를 끄는 여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