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의에 빠졌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이 시국, 그래도 우리에겐 손석희와 JTBC 간판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이 있었다. ‘뉴스룸’이 또 다시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정치 뉴스에 귀를 쫑긋 할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대변했다.
‘뉴스룸’이 지난 14일 또 다시 종합편성채널 뉴스 프로그램의 새 역사를 썼다. 요란법석하게 개국했지만 첫날부터 방송 사고가 쏟아지고 시청률 1%도 넘기기 쉽지 않았던 5년 전과 비교하면 세상이 JTBC와 ‘뉴스룸’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1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뉴스룸’은 전국 기준 9.289%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자체최고시청률인 9.091%(11월 8일)보다 높은 성적표이다. 특히 점유율은 32.445%라는 보고도 믿지 못할 기록을 세웠다. 동시간대 지상파 뉴스 프로그램이 4%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뉴스룸’의 시청률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뉴스룸’은 손석희 JTBC 보도 부문 사장이 이끄는 JTBC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 보도를 가장 심층적으로 그리고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프로그램이다. 연일 박근혜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 그리고 정치와 사회에 야기하는 파장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믿고 보는 뉴스라는 인식을 얻고 있다.
손석희 앵커는 MBC 재직 시절부터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1위로 꼽혔다. ‘뉴스데스크’, ‘100분 토론’, ‘시선집중’ 등을 이끌며 객관적이고 핵심을 찌르는 대쪽 같은 진행으로 현안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여왔다. 그가 JTBC 보도 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모두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당시만 해도 편파 보도의 상징이었던 종합편성채널에서 손 앵커가 바뀔 것인지, 아니면 손 앵커의 의지대로 JTBC가 변모할 것인지 의문이 있었다. 세월호 사태 때 손 앵커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번 비선 실세 파문으로 영향력과 신뢰도 있는 언론이 무엇인지 ‘뉴스룸’과 손 앵커가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중이다.
시국이라는 표현이 슬픈 유행어가 될 정도로 연일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국정 농단 사태는 전국민을 한숨 짓게 하고 있다. 모든 정치와 사회 현안이 마비되는 이 시국에 많은 시청자들이 ‘뉴스룸’에 시선을 돌리는 것은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세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창이 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격이 무너졌다는 세간의 시름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래도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 손석희와 ‘뉴스룸’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이 발걸음이 오늘부터 더 나은 내일과 내일 모레를 기대하게 한다는 점이다. / jmpyo@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