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CJ 이미경 부회장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때문에 타격을 입은 걸까?
최순실과 관련된 국정농단 사태가 연일 대중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CJ 이미경 부회장이 미국으로 가게 된 배경에는 'VIP'의 압박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중 사이에서 퍼져 있는 이야기는 이렇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하던 당시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故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CJ가 현 정권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것.
뿐만 아니라 tvN 'SNL 코리아'에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 했던 '여의도 텔레토비' 역시 현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CJ 이미경 부회장은 소위 말하는 'VIP'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고 실제로 이와 관련된 녹취 내용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하면서 'CJ 이미경 퇴진설'은 대중 사이에선 기정사실화 되어 있는 듯 하다.
현재 확실하게 '팩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CJ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내놓고 미국으로 떠났다는 것. 그 외에 어떠한 것도 '이것이 사실'이라고 확정지어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에 대한 논란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우선 '광해, 왕이 된 남자' 개봉 이후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과 관련해 영화계에서는 지금의 이야기가 떠돌았던 게 사실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그런 말이 있긴 했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개봉을 했고 'SNL 코리아'에서 박근혜 대선후보를 희화화 하는 등의 문제 때문에 CJ가 현 정권에 밉보였다는 '설'들이 돌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에 '명량'이나 '국제시장' 등 소위 말하는 '애국' 영화들은 단지 CJ 영화팀의 차원을 넘어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광해, 왕이 된 남자' 그리고 'SNL 코리아' 이후 달라진 CJ 내부 분위기를 들었다며 "CJ 내부에서 자체 검열이 더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에 직격타를 입혔다는 건 과장된 이야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알다시피 영화가 기획될 때는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정도 걸리는 게 보통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기획이 되고 개봉이 되는데 그것이 특정 시기를 노리거나 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이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기 보다는 다양한 것들이 축적되면서 CJ 이미경 부회장이 퇴진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