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는 뭉실 커플이 있다. 멍뭉이의 뭉, 복실이의 실. 마치 강아지 이름 같이 귀여운 커플명은 바로 서인국(루이 역)과 남지현(고복실 역)의 극중 러브라인을 뜻한다.
루이는 기억을 잃고 복실을 만난다. 복실은 강원도 산골에서만 살다가 갓 상경해 고달픈 서울살이를 시작한 상황. 여기에 루이라는 짐을 하나 더 떠맡게 됐다. 두 사람은 순수함이라는 최대의 무기로 세상을 배우고 또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간다. 이런 동화 같은 스토리에 뭉실 커플을 응원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던 바.
‘쇼핑왕 루이’의 오지영 작가는 드라마 종영 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서인국과 남지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캐스팅 소식에 한 번 기뻤고, 첫 방송을 보고 완전히 안심했고, 종영하는 순간까지 고마웠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오지영 작가와의 일문일답.
-서인국과 남지현 ‘뭉실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국 씨가 정말 연기를 찰떡 같이 해주시는 분이다. 잘생겨 보이고 싶었을 텐데 얼굴 막 쓰면서 열연을 펼쳐주셨다. 지현 씨는 복실에게 딱 맞게 연기를 해주셨다. 초반에 1~2부 나가면서 가슴 속에 큰 안심이자 믿음으로 자리 잡았다. 캐릭터에 맞게 해주시더라. 베테랑들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들 캐스팅 됐을 때 소감이 궁금하다.
▲서인국, 남지현, 윤상현, 임세미까지 처음 캐스팅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특히 윤상현 씨는 이 역할에 들어오시니까 안정감이 들더라. 코믹 연기와 진지한 연기를 왔다갔다하면서 중심을 잡아주셨다. 임세미 씨도 악역인데 사랑스러움이 얼굴에 묻어나면서 귀여웠다. 사실 마리 캐릭터도 그래서 귀엽게 노선을 갔다.
-드라마 속 브로맨스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
▲서인국과 오대환 씨도 둘이 너무 잘하더라. 둘이 같이 살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서인국 씨가 되게 남자배우들한테 형~ 이러면서 잘 한다. 사실 오대환 씨가 맡은 조인성 역이 29살이었다. 캐스팅했을 때 깜짝 놀랐다. 노안이라고 생각하고 하라고 하셨는데 끝에 재밌는 포인트로 살았다. 오대환 씨는 생활연기가 너무 강하셨다. 서인국과 오대환 씨 함께 붙어 있으면 둘이서 신기한 그림과 엄청난 케미를 만들어냈다.
-루이와 복실의 성장은 각각 어떻게 그리려고 했나.
▲초반에 너무 민폐 아니냐고, 남자 주인공인데 이렇게 해서 큰일 나는 거 아니냐고 말씀도 많이 하셨다. 그런데 서인국 씨가 밉지 않게 연기를 하셨다. 복실과 살면서 변하고 성장하는 게 이 드라마에 기본이 되는 것이다. 쇼핑중독을 버리지 못해 사고를 쳐도 앞으로 계속 변한다는 걸 강조했다. 복실에게서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걸 배우면서 새롭게 태어난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성장하는 캐릭터다. 복실은 정말 대자연의 연인이다. 힘들 때 자연에 가서 위로 받고 오지 않나. 복실은 딱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남자들이 복실에게 반할 수밖에 없는 그런 편안함을 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말투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이의 말투는 서인국이 고안해냈다고 하는데, 작가님이 처음에 상상한 말투랑 부합하나.
▲원래는 ‘복실아’라고 썼다. 인국 씨가 자기 외국에서 살다왔으니까 ‘복실~’이라고 부르는 게 좋다고 했다. 딱 이라고 생각했다.
-중원은 ‘흠~’ 헛기침만 해도 배우들이 깔깔 터지더라. 사실 대놓고 키다리 아저씨라고 외치는 역인데, 그에게서 바랐던 것이 이 같은 코믹함이었나.
▲윤상현 씨가 맡은 중원 역은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루이에게 당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하고 썼다. 그렇게 코믹할 수 없더라. 복실이 나중에 생각했을 때 가슴 한켠이 저릿한 남자로 기억될 키다리 아저씨였는데, 루이와 케미가 살면서 마치 고아원 원장님 같아졌다. 윤상현 씨가 코믹에는 정말 최적화된 분이었다.
-악역이 하나도 밉지 않았다. 모든 캐릭터를 다 사랑스럽게 그린 까닭이 뭔가.
▲처음에는 악역을 세게 써볼까 하다가 사랑스러운 톤을 유지하자고 감독님과 말했다. 최후의 악역인 성구도 원래 사연이 있었다는 방향으로 갔다. 원래대로 기본의 톤을 지키자고 한 거다. 처음이니까 만든 캐릭터들을 모두 챙겨야 한다는 것이 강해서 끝까지 조금씩 넣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사랑의 갈등에 있어서도 정말 순수하게 가자는 생각이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