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신기하다. 어떻게 인간이 저렇게 생길 수 있는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주변에서 그렇게 대단한(?) 얼굴을 가진 남자를 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고 한결 같이 외모를 '보존' 하는 능력에 놀라곤 한다.
강동원이 이번에도 변신을 시도한다. 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도전하는 그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16일 개봉한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에서 강동원은 하루 아침에 어른이 된 성민을 연기한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어린 아이의 감성을 유지해야 하는 게 관건이다.
이 영화는 논리적으로 이해되거나,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판타지 영화다. 의문의 사건 앞에서 진실을 외면한 세상과 반대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성민과 수린(신은수 분)의 이야기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얼굴 자체가 탐구하고 싶고 궁금한, '판타지'인 강동원에게 적격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강동원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늘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검사외전'에서 역대 사기꾼 한치원, '검은 사제들' 신학생 최부제, '군도:민란의 시대' 백성의 적 양반 조윤, '초능력자' 초인, '전우치' 전우치, '늑대의 유혹' 꽃미남 고딩 정태성이 그랬다. 초등학생에서 갑자기 어른으로 변모한 강동원의 이번 역할도 기대될 수밖에 없다.
강동원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스릴러, 범죄 액션, 판타지까지 모든 장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배우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가진 재능을 썩히지 않고 늘 열일하고 있는 그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성민'에게서 또 다른 차원으로 접어든 강동원을 느낄 수 있을 듯싶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검사외전' 및 '가려진 시간' 스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