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언제부터 길라임 씨를 좋아했나' 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촌극이 연예계도 아닌 나라의 심장부에서 발생했고 이에 스타들이 앞다퉈 정의의 똥침을 날리고 있다.
과거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은 'YS는 못말려' 라는 타이틀 아래 희화화 대상이 됐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인 현재에도 '대통령은 못말려'가 진행형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폭탄 뉴스들이 빵빵 터지는 가운데 15일에는 과거의 히트 드라마를 앞세운 초대형 사건(?)이 벌어졌다. JTBC '뉴스룸'이 "차움병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VIP시설을 이용했다"고 단독 보도한 것.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한 가명 길라임은 우리에겐 익숙한 드라마 여주인공이다.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전파를 탄 김은숙 작가 표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 이름이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빵' 터졌다. '뉴스룸' 보도 이후 '시크릿 가든'과 박근혜 대통령을 패러디한 게시물이 쏟아졌고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는 '길라임' 키워드로 도배됐다.
스타들도 트렌드(?)를 외면할 수 없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영화보다 더 스펙터클한 작금의 실태에 조롱과 풍자로 기가 막힌 이 현실을 에둘러 꼬집고 있다.
가수 윤종신은 16일 인스타그램에 "#내딸...#윤라임 #본명 #2009년생"이라는 해시태그 메시지와 함께 딸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막내딸의 이름이 '길라임'과 같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올린 센스만점 사진이다.
오상진은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거리 사진을 SNS에 올리며 "길이 라임빛 가을가을해 #autumnleaves"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오상진의 센스에 누리꾼들은 칭찬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정진운도 반응을 보였다. 인스타그램에 '시크릿 가든' 속 현빈 사진을 올리며 그의 명대사로 꼽히는 "#그게최선입니까?" 해시태그를 붙여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그의 춤 만큼 센스는 '엄지 척'이었다.
작곡가 김형석도 황당한 현실 속 한탄을 쏟아냈다. "아니라고 해 봐도, 결국은 다 들키고야 만다. 나한테 당신한테"라고 적힌 길라임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뒤 "한땀한땀 정성들여 발라드 곡 써야 되는데 웃겨서 못쓰겠...젠장"이라며 '웃픈 현실'을 토로했다.
이번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에 앞장서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승환도 보고만 있진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앞선 대국민 담화 내용과 '시크릿 가든'을 엮은 패러디 영상을 SNS에 올리며 풍자 분위기에 합승했다.
이들 외에 라디오 DJ들도 센스를 발휘했다. 테이는 '뉴스룸' 보도 직후 MBC FM4U '테이의 꿈꾸는 라디오' 엔딩곡으로 '시크릿 가든'의 OST인 김범수의 '나타나'를 선곡했다. 다음 날 노홍철과 박정아도 이 곡으로 청취자들과 교감했다.
말 그대로 웃프다. 웬만한 시트콤보다 더 기막히고 코막힌 요즘이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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