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의 불똥이 자꾸만 엉뚱한 연예계로 튄다. 이번에는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 2010~2011년 방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은 시청률 35%를 넘기며 당시 큰 인기를 누렸던 작품.
이는 JTBC '뉴스룸'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전 한 병원의 건강검진센터를 이용할 때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화두에 올랐다. '길라임'은 '시크릿가든'에서 배우 하지원이 연기했던 여주인공의 이름과 동일하다. 뿐만 아니다. 극중 길라임이 스턴트우먼으로 여주인공의 액션신을 대신 소화하는 '대역'이었다는 점도, 현재 제기된 의혹의 중심 '비선실세'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
또 있다. 아버지를 잃고, 가장으로서 자란 극중 길라임이 재벌3세 김주원(현빈 분)이 '생활비'를 묻는 질문에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라고 답하는 장면. 이에 김주원은 "내가 낸 엄청난 세금들이 다 그쪽한테 갔구나"라고 말하는데, 이 또한 어린시절 아버지를 잃고 국민의 세금으로 살았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로 인해 현재의 박 대통령과 묘한 싱크로를 형성한다.
더욱이 당시 '시크릿가든'을 만들었던 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올해 5월 설립된 CJ E&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인수된 상태. '시크릿가든'을 집필했던 김은숙 작가 역시 이곳에 소속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CJ E&M은 앞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안고 있는 상태.
물론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불거진 '길라임'의 고리가 '시크릿가든'은 물론 하지원, 화앤담픽쳐스, 김은숙 작가까지 이슈의 중심에 소환시킨 모양새가 됐다.
다만, 접근성도, 발화점도 모두 낮은 탓에 달궈지기 쉬운 연예계가 정치적 논란과 얽히게 될 경우 자칫 근본적인 초점이 흐려질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된다. 중요한 것은 지난 주말 광화문을 밝힌 '100만개의 촛불'이 현 대통령과 정권을 향해 낸 한 목소리라는 것을 잊지 않는 일이다. / gato@osen.co.kr
[사진] '시크릿가든'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