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드림팀이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개성 강한 캐릭터, 눈을 뗄 수 없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 등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놀라운 판타지 드라마의 탄생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소문난 잔치에 제대로 눈호강이 된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멸종 직전인 지구상의 마지막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 도시의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가 그리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1회에서는 심청과 허준재의 첫 만남과 재회가 담겼다.
1598년 조선시대에서 담령(이민호 분)은 죽을 위기에 처한 인어를 살려주며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사기꾼이 된 허준재와 인어 심청은 묘한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뭍에 나오면 다리가 생기는 심청인 사기꾼인 허준재는 자신이 묶고 있는 숙소에 들어갔다가 그와 육탄전을 벌였고 급기야 경찰에 끌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한 건 심청이 가지고 있던 팔찌로, 6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허준재는 심청을 보살피는 척 하면서 그 팔찌를 가로채는데 성공했다. 심청은 "기다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허준재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리고 방송 말미 우산을 쓴 허준재가 심청 앞에 나타났고,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며 인어와 인간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시작됐다. 이 장면은 과거 담령이 인어를 풀어줄 때 손을 잡던 모습과 겹쳐지면서 돌고 돌아 500년만에 다시 시작된 둘의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케 했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인어의 재현이나 두 주인공의 아름다운 자태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던 예쁜 배경과 영상미는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또 허준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방에게 최면을 거는 등 뇌과학을 이용하는데, 검사부터 꺼벙이까지 무한 변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화려한 손기술의 마술, 상대를 현혹시키는 입담까지 만능 캐릭터를 완성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대사가 거의 없었던 전지현의 주위를 압도하는 존재감이었다.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신비로운 자태를 보여주던 전지현은 바다 속을 자유자재로 헤엄치는 인어로 완벽 변신해 황홀함을 더했다. 또 손으로 음식을 먹고, 바다에 뛰어들어가려 하다가 유리창에 얼굴을 부딪히고, 세상의 모든 것에 신기해하는 등 망가짐도 불사한 코믹 연기 역시 기대 이상의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면서도 허준재를 바라보며 짓던 환한 미소는 왜 전지현이어야 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게 했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어의 탄생이 반갑고 또 반갑다. /parkjy@osen.co.kr
[사진] 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