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5만원 하숙집. 침대 하나 책상 하나 놓으면 방 안이 꽉 차는 좁은 공간에서 지내며 한 테이블에서 밥을 먹지만 한 마디도 건네지 않고 ‘혼밥’하는 청춘들. 피 터지는 입시 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온 이들이 맞이한 현실은 그보다 더 전쟁 같은 취업전쟁이었다.
이경규와 강호동이 만난 오늘날의 청춘들의 모습들. 대학가 하숙집은 청춘이 꿈꾸는 곳이라고 에둘러 포장했지만, 브라운관 속 학생들의 생활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지난 16일 밤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서 이경규와 강호동은 젊음이 살아 숨 쉬는 신촌 창천동을 찾아 한끼 식사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두 사람은 '청춘을 느끼며 창천동으로 가서 한 끼 얻어먹어라'라는 미션을 받았다. 청춘과의 소통을 다짐한 이경규와 강호동. 이들은 청춘을 만끽하기 위해 오락실을 찾았고, 실내 낚시터와 스터디 카페를 방문했다. 스터디 카페에서는 인터넷으로 화상 과외하는 대학생들을 보고 신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두 사람은 하숙촌을 전전하다가 집에 들어가는 학생을 발견, 그 집에 들어가 끼니를 부탁한다.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말이 조금 아팠다. 청춘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학생은 "뭐든지 다 할 수 있는데 뭐든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해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숙집에서 끼니를 채우면서 이경규와 강호동은 배고팠던 청춘을 추억하며 하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청춘들의 고민을 나누고 진지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경규와 강호동은 하숙생들에게 청춘의 고민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한 하숙생은 "지금은 왜 사는지가 고민이다. 기로에 섰다. 공부가 어느 정도 끝나기도 했고, 이제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 진로 문제가 고민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꿈은 교수가 되고 싶다. 안정적이고 돈도 꽤 잘 번다"며 "결정적인 이유는 늙어서도 젊은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이유를 덧붙이기도 했다.
공개된 한 학생의 방은 열악했다. 책이 빼곡이 쌓인 책상에는 스탠드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그 앞에 침대를 제외하고는 서있을 공간도 부족했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한 하숙생의 방에서 '청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또 한 번 질문했다. 그러자 하숙생은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포기하는 과정 같다. 어릴 때는 공부 조금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어렵더라. 처음에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충돌하다가 살다 보면 내가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걸 인정하고 느끼는 거 같다"고 말했다.
강호동과 이경규는 청춘을 위로하고 응원하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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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