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안방극장의 여심을 저격하더니, 이번엔 웃음과 감동이 서린 가족 영화로 스크린 강타를 예고하고 있다. 그의 바람대로 '흥행 배우'가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기자 역을 맡았던 그는 똘기 충만한 이화신 그 자체였다. 어딘지 순수해보이는 외모와 신뢰감이 묻어나는 언변, 훤칠한 수트발도 좋았다. 특히 남자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전개도, 본인만의 매력을 불어넣어 소화하니 이상하게 이해가 됐고 설득력이 있었다.
이달 24일 개봉을 앞둔 영화 '형'에서는 전과 10범 사기꾼 고두식을 연기한다. 지적이고 냉정한 기자의 이미지에서 180도 벗어난 대변신이다. 주변 사람들을 속여 돈을 뜯어내고, 놀고 먹는 한량인데 이번에도 맞춤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사실 조정석의 캐릭터 해석력은 데뷔 영화 '건축학 개론' 때부터 입증됐다. 재수생 납뜩이 캐릭터를 위해 샤프한 이미지를 벗고, 몸무게를 늘리는 등 외적인 변화에도 공을 들였었다고. 숨겨온 코미디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한 가지 이미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장르를 소화하는 조정석.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은 특별하지 않다. 자신의 흥미를 자극하고 반드시 연기하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라고 한다. 코믹한 이미지가 비슷한 듯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번 다르고 새로운 그만의 연기를 만나 볼 수 있다.
뮤지컬 무대와 드라마, 영화 현장을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은 그는 대중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았으며, 착하게 생긴 얼굴 덕분에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건축학 개론' '관상'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까지 연타석 흥행을 이어오며 대세배우로 자리매김한 그가 새롭게 채워나갈 필모그래피가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