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김성현 인턴기자] 배우 강홍석의 연기 열정은 정말 실로 대단했다. 옆에 앉은 사람까지 그 열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1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난 강홍석은 무대에서 보여주는 강한 인상과는 다르게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사람 냄새가 폴폴 풍기는 배우였다.
그는 얼마 전 막 내린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여장남자인 드랙퀸 롤라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같은 역을 맡아 많은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지난 2014년 데뷔 4년 만에 ‘킹키부츠’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슈퍼 루키로 거듭났다.
그는 이번 롤라 역을 따내기 위해 직접 의상과 킬힐을 맞추고 메이크업까지 받아 오디션을 보는 열정을 보였다. 의상 그래도 거리에 나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까지 체험했다. 연기를 향한 강홍석의 열정은 관객에게도 그대로 전달돼 뮤지컬 공연장이 콘서트 공연장 같은 환호를 받게 한 밑거름이 됐다.
사실 그는 연기 쪽은 생각도 안 했다고 말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한 후 미술시간에 우연히 본 창문 창살이 감옥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이후 어느 날 우연히 예고에 다니는 친구에게서 “우리는 수업시간에 재즈댄스를 추고 음악을 듣는다”는 얘기를 듣고 전학을 결심했고, 1학년 2학기부터 계원예술고등학교에 다녔다.
뮤지컬은 더더욱 관심이 없었다. 대학교 재학 시절 배우 정원형이 뮤지컬 오디션을 제안했지만 3번이나 고사했다. 결국 정원형이 직접 뮤지컬 연출을 학교로 모시고 와 오디션을 봤고 그 덕에 뮤지컬을 할 수 있었다.
그날을 계기로 뮤지컬에 빠졌다. 배우가 노래를 말처럼 부르고 춤도 추고 비트도 느낄 수 있는 뮤지컬은 강홍석을 매료시켰다. 공연했을 때 바로 관객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킹키부츠’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강홍석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고 말했다. “80살까지 연기하는 게 꿈이다. 아직 십 분의 일도 안했다”며 공연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가수 김준수의 사촌누나 이자 동료배우 정선아의 소개로 만난 아내 김예은 씨도 “돈 걱정하지 말고 풀만 먹고 살아도 되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했다 하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일 터.
열정이 가득한 강홍석에게 꼭 하고 싶은 작품이 뭐냐고 물었다. 그는 뮤지컬 ‘지저스’의 유다, 그리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돈를 꼽았다. 강홍석은 “무엇인가 가슴속에 응집되어 있는 인물을 좋아한다. 한국식으로는 한이 있는 캐릭터가 좋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강홍석은 마지막으로 “한국 뮤지컬계가 더욱 대중화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많은 제작사 그리고 배우들이 나와서 감정교류를 했으면 한다. 그래야 뮤지컬 배우들도 많은 장소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뮤지컬을 다룬 쇼프로그램도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기 작품을 위해 앞으로 오디션에 열중하겠다는 강홍석. 그가 꼭 80살까지 무대에 관객의 박수와 환호를 받는 배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coz306@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