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혼자남’이 삶이라니. 눈물 없이 볼 수가 없다. 프리선언을 하고 야생의 세계로 나온 조우종 아나운서가 짠내 나는 VCR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1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KBS 전 선후배 사이였던 조우종과 전현무의 싱글 라이프가 대조적으로 그려졌다.
아나운서 출신이 두 명이나 있더니 오프닝부터 시끌벅적했다. 조우종과 전현무는 KBS 직속 선후배 출신이었다. 두 사람은 입사 초기를 떠올리며 아웅다웅했다. 조우종은 “빼어난 외모도 아니고 몇 달은 좋았다. 그때는 또 귀엽게 생겼다. 굉장히 예뻐하고 잘해줬다”며 전현무에 대해 칭찬했고, 전현무는 “프리 선배로서 감히 조언해 드린다면 말을 짧게 해라”며 돌직구를 던졌다.
프리선언을 한 이후로 완전히 뒤바뀐 생활, 갑자기 찾아온 휴식에 두려움이 밀려온 조우종이다. 무려 자정에 깨어나 걱정으로 밤을 새웠다. 조우종은 “12년 동안 알람을 안 맞추고 산 적이 없었다. 지금은 두 달째 알람을 맞추지 않고 산다. 그런데 꿀맛 같은 휴가를 쓸 데가 없다. 매일 집에 있고 일어나면 오후 다시 잠들면 다음날 아침이다. 이런 생활의 반복이다”고 했다.
불안함에 식욕과 잠도 잃었다. 한석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녹화 중이었고, 조우종은 부러움을 드러낼 뿐이었다. 두려움에 조우종은 매니저에게도 전화했다. 매니저는 “그냥 누워계시면 될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벌떡 일어나시면 되니까”라며 안심시켰다.
누가 아나운서 아니랄까봐 공부가 생활이었다. 고시 공부하듯 성대모사를 공부하고, 축구 중계도 공부했다.
그의 짠내 나는 생활을 VCR로 바라본 박나래, 한혜진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유일하게 같은 고민을 겪었던 전현무만이 깊게 공감했다. 특히 박나래의 훈수에 조우종은 “많이 컸다. 이젠 근엄해 보이기까지 한다”며 묘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메이크업은 전문가 수준이었다. 아나운서들은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가 없어서 스스로 해야했다고. 이에 전현무는 “이러다가 첫 방송 ‘겟잇뷰티’하는 거 아니냐”며 추천했는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어쩌다 외출한 그는 회사를 찾았다. 워낙 출근이 익숙해서다. 앞서 유재석, 노홍철, 걸그룹 AOA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경영관리부를 찾아서 직원들과 인사하고, 4대보험 등 궁금했던 걸 물었다. 소속사 선배 AOA 연습실도 찾아 응원을 얻었다.
하루 종일 살펴본 조우종의 삶은 진정한 ‘나 혼자 산다’였다. 마치 퇴직한 우리네 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 마음에 울컥하게 했다. 12년 동안 워낙 바쁘고 성실하게 살아온 그였기 때문에 갑자기 찾아온 자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그. 공허함이 어서 채워지는 ‘꽃길’이 다가오길 바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