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프리의 세계다. KBS 아나운서 출신 조우종이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가운데, 자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성주가 성공적으로 닦아놓은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길. 전현무에 이어 조우종도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조우종이 ‘무지개 라이브’ 코너에 출연해 역대급으로 짠내 나는 싱글 라이프를 공개했다.
프로그램 명과 정확히 일치하는 혼자 사는 일상이 그려졌다. 조우종의 일상은 간단했다. 쉽게 잠에 들지 못해 자정에 일어나서 TV를 보다가 고기를 구워먹고, 해가 뜰 때쯤 잠에 든다. 다시 오후에 일어나 TV를 보다가 하루를 보내는 거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갑자기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에 해방감보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중. 12년이라는 시간동안 누구보다도 바쁘고 열정적으로 또 성실하게 살아온 그였기 때문에 공허함은 더 컸을 터다.
아무래도 불규칙한 연예인으로서 살아온 한혜진, 박나래는 조우종의 달라진 모습에 더욱 놀랐을 터다. 평소 술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던 조우종이었는데, 프리선언을 한 이후로 눈에 띄게 소극적인 모습. KBS 아나운서 1년 후배였던 전현무는 조우종의 모습을 보며 크게 공감했다. 이들은 마치 퇴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조차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모습. 마치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보는 기분을 들게 할 정도였다. 배우 오달수의 성대모사를 마치 고시 공부하듯 분석하고 녹음하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면 선보일 성대모사를 쌓아두는 것. 여기에 월드컵 축구 중계에 대비해 수험생보다 더욱 꼼꼼하게 공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조우종이 있던 것.
깐족대는 모습으로 예능에서 웃음을 줬던 조우종이 손을 만지작거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은 분명 새로웠다. 회사원에서 연예인으로 달라진 그의 삶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터. 그런데 그런 적응기의 모습도 눈물 나긴 해도 분명 계속 보고 싶은 재미가 있는 것이 사실.
클로징 멘트를 하면서 “다음주에도 만나요. 또 찍으면 되잖아”라며 열의를 보였던 조우종의 말처럼, 이번 방송 후 그를 찾는 러브콜이 쏟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