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은 변신의 귀재다. 우산 아래 황홀한 눈웃음부터 칼을 들고 결투를 벌이는 모습까지, 모든 것을 ‘강동원 化’하며 특별한 장면으로 만들어낸다.
첫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의 의사로 존재감을 알린 강동원은 드라마 ‘1%의 어떤 것’에서는 까다로운 실장님 캐릭터를 보여줬다. ‘츤데레’였지만 매력이 많은 남자였는데, 일요일 아침에도 그 잘생긴 얼굴을 보기 위해 기상했다. 한마디로 꿀잠을 깨우는 알림이었다.
코미디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는 이전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시골 약사를 연기했다. 코미디 연기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작품이다.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 ‘늑대의 유혹’ 속 고등학생 캐릭터로 그는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다. 일명 ‘우산짤’은 청춘스타의 위대한 기록물로서 가치 있는 소장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어 ‘형사’ ‘전우치’ ‘군도:민란의 시대’에서는 액션을 경험하며 판타지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 놈 목소리’에서는 유괴범의 목소리만 연기했는데, 실제 범인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연기를 향한 기지를 발휘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입은 사제복은 모델이 무대 위 런웨이를 걷는 듯한 느낌을 안겨 봐도 봐도 멋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기대 이상의 아우라를 지닌 강동원은 멋있고, 또 멋있는 배우다.
전과 9범의 사기꾼 역을 맡은 ‘검사외전’에서는 힘을 빼고 연기하는 데도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연기 내공이 느껴졌다. 이 영화 역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매 작품마다 상상력을 뛰어넘어 황홀한 캐릭터를 창조해온 강동원은 이달 개봉한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하루아침에 어른이 된 초등학생을 연기한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판타지적인 세상을 표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가상을 실제로 옮기는 일이 중요할 터.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가 어떨지 궁금하다.
강동원은 늘 변신을 추구하는 배우다. 흥행에 성공한 한 가지 이미지만을 고수하지 않고 항상 파격적인 연기로 놀라움을 안긴다. 강동원의 복귀작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는 당연하다. 변신의 귀재라고 해도 손색없을 그의 다음 작품이 더없이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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