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왜 ‘역사’를 꺼내들고, ‘힙합’을 노래하게 했을까. 혼란스러운 시국인 만큼 역사에서 답을 찾고, ‘핫’한 장르인 힙합을 통해 널리 알리자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풍자를 넘은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 ‘국민 예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선조들은 예로부터 정국이 혼란스럽거나 개탄스러운 일로 나라가 어지러울 때면 노래를 지어 부르면서 현실의 돌파구를 찾았다.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하고, 잘못된 점들을 꼬집어 알리며 서로를 위로했다. 이는 세대를 넘어 기록되며 역사에 남아 현세까지 알려지고 있는 바.
MBC ‘무한도전’이 힙합으로 역사를 노래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역사지식이 얕은 이들에게 우리의 훌륭한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교육 방송’에서 지치지 않았다. 지금 이 시대 가장 ‘핫’한 장르인 ‘힙합’을 통해 다 함께 시국을 노래하고,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는 기특한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힙합과 역사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우리들이 함께 부르고 외칠 민중가요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역사X힙합 프로젝트-위대한 유산’편에서는 설민석 역사 강사는 “현재 온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는데 그 물음에 답해줄 수 있는 건 역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이 있다. 역사를 보면 답을 알 수 있는데 우리가 눈과 귀를 닫고 있는 모양새다. 대중적인 랩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열어 메시지를 전하고, 모두들 힘내라는 의미에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역사’와 ‘힙합’이라는 카드를 뽑아든 것은 기특하고 영특했다. 힙합은 비판 의식이 전반에 깔려있는 장르로 솔직하고, 통쾌한 가사가 특징인 음악.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힙합뮤지션들을 대거 참여시키면서 젊은 층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현실의 심각성과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무한도전’ 다웠다.
첫 강의에서 국민을 먼저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세종’을 언급한 것에도 현실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었다. 방송에서 세종은 언제나 백성을 생각하고 걱정해왔던 인물이었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글을 몰라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력을 잃어가며 한글을 창제했던 역사를 강의를 통해 오늘날 정치권의 ‘불통’ 문제를 아프게 건드린 것이다.
벌써부터 이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질 음악들에 대한 기대가 높다. 개탄스러운 현실에 강력한 일침을 놓을 전망이기 때문. 늘 무서운 파급력을 보여줬던 무한도전의 콜라보레이션. 이번에는 참담한 시국과 맞물려 문화계를 넘는 더욱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것이라느느 전망이 나오고 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