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일이 없을까봐 두려워 잠을 못 잔다. 후배는 일이 너무 많아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KBS 간판 아나운서 출신에서 이제는 프리랜서 방송인이 된 조우종과 전현무, 두 남자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재회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조우종의 첫 MBC 출연이 그려졌다. 앞서 조우종은 KBS를 퇴사하고 프리랜서 선언을 한 바 있다.
조우종은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듯 MBC 녹화실에 와서 버릇처럼 KBS를 외쳤다. KBS 직원으로 12년을 살았던 습관이 한순간에 쉽게 고쳐질 수가. 생활패턴 역시 그랬다. 매일 오전 7시에 기상해 9시까지 회사에 출근하는 삶이 익숙했던 조우종이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주어진 자유는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어둡고 긴 터널이었을 터. 방송에 성공적으로 다시 정착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해 잠도 설쳤다. 그의 예능감, 말솜씨, 성실함은 이미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인정한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쩐지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예인이 아닌 직장인들이 살면서 느낄 고민을 그대로 담아놓은 느낌을 느끼게 했다. 이에 시청자들의 공감 어린 댓글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평생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하면 ‘나 역시 저런 공허함에 빠지겠지’ 등의 생각을 하게 하는 진정한 ‘나 혼자 산다’ 편이었다.
반면 너무나도 바쁜 전현무는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정확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관장으로 이틀을 고생한 그.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주기적으로 건강검진 받을 시간도 없었던 그였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10개 고정 전현무’가 될 수 있었을 테지만.
검사 결과 상태는 심각했다. 위와 대장에 모두 이상이 있었던 것. 다행히 지금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초기에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 물론 관장부터 대장 내시경까지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건강과 맞바꾼 고생이었기 때문에 그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서로의 일상을 VCR로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전 직장 선후배 조우종과 전현무. 두 사람이 다시 활기와 건강을 찾고 방송가를 점령할 ‘꽃길’을 기대해 봐도 좋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