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지효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있어 굵직한 캐릭터를 만난 모습이다.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출연 중인 송지효는 극 중 '바람핀 아내' 수연 역을 맡아 진정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지탄받아야 할 '바람핀 아내'에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것에는 송지효의 힘도 크다.
송지효의 연기력이 특히 주목받은 회는 18일 방송. 바람을 핀 수연(송지효)이 힘들게 입을 떼고 자신의 감정을 절제있게, 하지만 절절하게 표현한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수연은 남편과 남들이 '완벽'을 원하는 삶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고싶은 여성이었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니까 특별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생각했어. 근데 더는 못 버틸 것 같았어"라고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 수연은 그 때 다가온, 한 사람이자 여자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 남자에게 흔들리고 말았고 결국 선을 넘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서러움이 뒤섞여 흐느껴우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들도 함께 울었다. 숨이 막힐 듯 아픈 마음이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송지효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에 대한 놀라움의 반응도 존재했다.
물론 송지효는 연기자이기에 오랜 시간동안 관객들에게 여러 인물을 제시해 왔다.
지난 2001년 데뷔 이후 '여고괴담3', '궁', '쌍화점', '계백', '천명' '응급 남녀', '구여친클럽', '응급 남녀'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여러 장르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 안에는 유쾌함, 슬픔, 짠함, 털털함, 귀여움 등 여러 이미지가 있었다. 영화 '신세계' 같은 경우에는 이전과는 확 다른 이미지로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그 짧은 분량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래도 이 중 송지효가 대중에게 전달하는 중심 감성은 털털함이다. 이는 그가 활약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때문인 것이 큰데 송지효는 어느 새부터인가 대중에게 유쾌하고 털털하게, 그리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인물이 됐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확실히 이런 송지효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런닝맨'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소녀 이미지의 송지효가 아닌, 성숙하고 농익은 감성의 여성, 그리고 아내지아 엄마인 송지효다.
당초 이 수연 캐릭터는 드라마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 예상되는 인물은 아니였다. 극 중 통통튀는 개성을 지닌 인물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지효가 분한 수연은 극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드라마에 대한 토론의 장까지 열고 있다. 송지효의 미모와 연기력에 대한 재발견이란 반응이 대부분이다. / nyc@osen.co.kr
[사진] OSEN DB, JT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