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을 쓰고 노래를 불러도 전 국민이 아는 가수, 앨범 판매량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최초의 뮤지션, 피아노 앞에 앉으면, 마이크를 쥐면 180도 돌변하는 음악천재. '미운 우리 새끼' 김건모의 진짜 이름이다.
새 앨범으로 돌아온 가수 김건모가 24년 음악인생을 되짚어 보는 듯한 메들리로 깊어가는 가을밤,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노총각의 짠내나는 라이프를 가감없이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 그였지만, 김건모의 진짜 이름은 '음악의 신'이다.
19일 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출연했다. 김건모와 그룹 SG워너비, 박원이 초대손님이다. 그 가운데 새 앨범 '50'으로 돌아온 김건모의 무대는 종합선물세트를 연상하게 할 만큼 알차게 꾸며졌다.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와 '첫인상' '마이 선'(My SON)을 메들리로 부르며 등장한 김건모. 익살스러운 표정과 라이벌 '신승훈'을 외치는 그였지만, 독특한 음색은 여전했다.
이어진 노래는 '미안해요'였다. 해당 무대는 베스티의 유지가 함께 했다. 방금전 장난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피아노 앞에 앉아 직접 연주를 하며 노래하는 김건모는 그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무대를 마친 김건모. 그는 유희열과 인터뷰에서 "평소 굉장히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절대 후배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라며 "그러면 후배들도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할테고 그럼 내가 먹고살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음악선물 외에도 유쾌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김건모는 "계속 철없이 살고자 노력 중이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새 앨범 '50'에 수록된 타이틀곡도 들을 수 있었다. 노인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다 당신 덕분이라오'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노년의 사랑을 담담하게 녹여낸 신곡에 관객들도 숨을 죽였다. 철든 아들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가사가 귀에 쏙쏙 박혔다.
마지막 무대는 유지, 알맹이 함께한 '어떤 기다림'이다. 김건모 특유의 애드리브와 관객들도 다함께 즐길만한 흥겨운 멜로디가 깊어가는 가을밤을 더욱 감미롭게 장식했다. /sjy0401@osen.co.kr
[사진] KBS 2TV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