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봉이냐? 수봉아! 풍자가 없어졌다."
tvN 'SNL코리아8'의 풍자가 사라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래도 2주 전 갑자기 등장한 최순실 패러디에, 뒤숭숭한 현실의 답답함을 촛불처럼 밝혀주길 바랐던 것은 무리였을까.
지난 19일 방송된 'SNL코리아8'은 명품 신스틸러 이시언이 호스트로 나서, 다양한 변신을 하며 웃음을 안겼다. 배우였기에, 어떤 콩트에 어떤 역할을 안겨도 모두 제옷처럼 소화했다.
'궁상배우'에서는 권혁수와 친구로 호흡하며, 가난으로 인해 궁상맞을 수 밖에 없는 궁상 맞은 배우의 삶을, '나둘이산다'에서는 옆집의 싱글남과 묘하게 교감했다.
특히 '네고,시에이터'에서 변신한 중고나라 판매원은 이시원만이 해낼 수 있는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돋보였다. 예상대로 드라마 'W'도 등장, 이시언이 연기했던 웹툰 보조작가 수봉이를 맡아, 웹툰 속으로 들어간 박신양, 박보검, 송중기로 분했다.
크루의 활약도 훌륭. 정상훈은 '닥터 스트레인지', 정성호는 '낭만닥터 정사부'로 변해 웃음을 안겼다.
다만, 이같은 시국에 뼈없는 웃음으로 일관했던 점은 역시나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필이면 토요일, 2주째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촛불의 민심이 일절 반영되지 않은채 생방송으로 진행됐던 'SNL코리아'를 아쉬웠던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