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하필 역사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설민석 선생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과거의 이야기도 지금의 상황과 상당히 밀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0년 전 3·1운동을 펼치던 유관순 열사, 400년 전 임진왜란 이순신의 이야기에서 앞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방법이 있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역사와 힙합을 컬래버레이션한 ‘위대한 역사’ 2탄이 그려진 가운데, 정준하-지코가 세종대왕을, 양세형-비와이가 일제강점기를, 하하-송민호가 이순신 장군을, 박명수와 딘딘은 독도를, 개코와 광희는 윤동주 시인을 노래한다. 강의에 함께 하지 못했던 도끼는 유재석과 함께 주제를 결정하게 됐다.
1탄에 이어 가장 많이 강조된 것은 위기가 어떻게 왔느냐다. 나라의 위기는 지배층의 무능력과 방관에 의해 벌어졌다는 것. 이것은 40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지배층의 자세였다. 이로 인해 고통 받은 건 우리 백성들이었다. 선조실록에 따르면, 사람의 고기를 먹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산 사람을 도살해서 내장과 뼈까지 먹고 있다는 말까지 있었다. 코와 귀가 없는 어린 아이들이 넘쳤다. 그런데 지켜줄 임금은 없었다는 말에 출연진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독도가 우리땅이라고 외칠 수 있는 이유에는 지배층이 아닌 사노비의 용기가 있었다.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에도 “왜 독도가 너희 땅이냐”고 외칠 수 있는 바로 그 용기다. 이것은 우리 민족이 언제나 위기 상황에서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꺼내드는 최고의 무기였다.
일제강점기 이야기가 시작되자 출연진들은 더더욱 숙연해졌다. 유관순, 김구, 윤봉길 등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은 ‘단결의 DNA’를 품고 있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300년 전 3·1운동이다. 그 당시 어린 나이에도 독립 운동을 위해 나섰던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에 지금의 청소년을 빗대어 ‘모두가 유관순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강의가 끝나자 모두 하나같이 진지하게 임하고 싶다는 소감을 내놨다.
‘무한도전’ 멤버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역사가 내려주는 답은 위기에서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누구나 갖고 있다는 것. 대한민국은 현재 웃을 일 없는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시국이다. ‘좋은 노래를 만들어 국민께 알리고 교훈과 감동을 준다면 우리도 지사’라는 마음을 품고 랩 가사 작성에 들어간 ‘무한도전’. 언제나 나라를 지킨 건 백성이었다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우리 대한민국을 아끼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게 한 ‘무한도전’다운 위로법이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