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이 초심으로 돌아간 건 일각에서 보낸 시선 때문이다. 음원 차트의 성적이 곧 성공과 실패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된 요즘이니까.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윤종신은 이러한 평가를 인정하는 대신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대신 미스틱 표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고집은 굽힐 수 없는 그다.
◆"미스틱 음악이 후져서 안 듣는 거라면 인정할게요, 하지만"
최근에는 김연우, 박지윤, 김예림이 회사를 떠나 더더욱 위기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윤종신은 이를 성장통에 비유했다. 회사가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신 '미스틱이 곧 리슨'이라는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올인'했다.
"2~3년의 시행착오를 거쳤기에 미스틱 다운 행보를 다시 걷자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최근 회사에서 나가는 아티스트들이 많았지만 심기일전해야 하는 시기인 거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이 바로 '리슨'이에요. 사람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는 걸 목표로 잡았거든요. 이렇게 좋은 뮤지션과 음악이 많으니 조금만 찾아서 들어주셨으면 해요. 들리는 것만 듣지 말고요. 미스틱 음악이 후져서 안 듣는 거라면 인정해요. 하지만 좋은 음악을 만들테니 관심을 달라는 거죠. 공급자들만 노력하는 것보다는 수요자들도 예전 발품 팔아서 LP판을 샀던 것처럼 노력해 달라는 마음입니다."
"음원 차트에서 핫 100 플레이 돌리지 말고 여러분이 큐레이팅 해서 들으면 더 좋을 듯해요. 미스틱과 채널이 맞는다면 양질의 음악을 비정기적으로 계속 낼 테니까 찾아서 들어주셨으면 하는 거죠. 미스틱 다운 음악을 부지런히 창작하고 발표할게요. 좋은 음악이 탄생하면 서슴지 않고 낼 테니까요. 당장의 음원 성적이 아니라 '리슨'을 통해 쌓여 가는 음악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미스틱다운 음악? 자연스러운 것"
'리슨' 프로젝트와 '월간 윤종신'은 별개다. 윤종신은 매달 '월간 윤종신'을 통해 신곡을 발표하고 틈틈이 '리슨' 프로젝트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보다 더 열일하는 가수는 없을 정도. 그런데도 윤종신은 "저처럼 곡을 많이 만드는 사람한테는 부족하다"며 미소 짓는다. 음악에 '미친' 진짜 뮤지션이다.
"'월간 윤종신'은 제가 음악을 해야 하는 의미를 주는 플랫폼이에요. 해를 거듭할수록 더 그렇죠. 저는 행보 자체가 활동이니까 평소에 꾸준히 음악 해도 티가 안 나거든요. 그래도 직업적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이게 저라는 사람의 음악 방식이죠."
"'월간 윤종신'이 LP판으로 나올 예정이에요. 더블 LP인데 하나에는 제가 부른 노래들, 다른 하나에는 다른 가수들이 부른 '월간 윤종신' 표 노래들이 담겨 있죠. '오르막길', '지친 하루', '탈진', '내일 할일', '늦가을', '컬러' 등 좋은 노래가 정말 많아요. 음원 차트에만 없을 뿐이죠(웃음). 제 음악의 특징이 그거예요. 저는 차트에 오를 곡들을 쓰는 게 아니지만 1년 뒤 다시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죠. 한 번 출시된 음원은 언제든지 라이징 할 수 있거든요."
윤종신에게 마지막으로 "미스틱다운 음악이 뭘까"와 "가요계에서 어떤 인물로 남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그는 노랫말처럼 아름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음악밖에 모르는 그다.
"미스틱 표 음악요? 자연스러운 음악이요 자연스럽고 상식적인 음악. 어거지가 없잖아요. 자극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야기는 확실한 편이죠. 노래는 테크닉 싸움이 아니라 결국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전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요. 지속적으로 삶과 함께가는 뮤지션 아티스트요. 반짝반짝도 좋지만 매일 매일 밤에 뜨는 스타였으면 해요. 작아도 오래 음악할 수 있는 가수, 그들과 함께하는 미스틱이 될게요. 지난 3~4년간 미스틱의 시행착오는 제 책임이니 저를 탓해주세요. 다만 이제 감을 잡았으니 지켜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comet568@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