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로 시작해 의리로 끝났다. 김보성이 외치는 “의리”가 귀에 딱지가 나도록 쏟아졌다. 그리고 자칭 상남자였지만 훈련 성과는 기대 이하인 순간이 많았다. 허당 남자들의 반전 망신이 웃음을 자아냈다.
2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는 상남자 특집으로 김보성, 심형탁, 윤형빈, 이시언, 성혁, 조타가 함께 했다. 이들은 수색대대 태풍부대에서 군생활을 했다. 또한 허경환, 슬리피가 선임으로 가세했다.
어디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순환식 체력단련 시간 모두가 상남자를 자처했지만 고전했다. 심형탁은 관상용 근육이라는 허당 실체가 드러났다. 김보성도 의리를 외치며 힘을 냈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곡소리가 나왔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지지대가 슬리피였던 까닭에 몇 개 하지도 못하고 넘어졌다. 제작진이 배경음악으로 깐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김보성은 기대 이하의 성과에 대해 “슬리피 하고 해서 그렇다. 그래도 변명은 그만 하겠다. 슬의리피”라며 의리를 섞어 또 다시 외쳤다. 촬영 전 체력을 자신했던 성혁은 또 다시 고꾸라졌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성혁이 속한 조가 우승했다.
김보성이 웃긴 60분이었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의리를 외쳤다. 교관에게 얼차려를 받을 때도 의리를 외쳤다. 모두들 진저리를 쳤다. 그러면서도 다들 의리를 외쳐댔다. 상남자 특집은 그냥 ‘의리’로 대동단결했다. 김보성은 발성을 강하게 말하며 의리를 쏟아냈는데, 이를 지켜본 성혁이 중독될 정도였다. 성혁은 "의리는 다르다. 의리"를 외쳤다. 이미 의리라는 단어에 중독됐다.
훈련 아닌 휴식 시간은 웃음 폭탄이었다. 스스로 배우 겸 시인이라고 말하는 김보성은 얼토당토하지 않은 시를 낭송해 생활관을 초토화시켰다. 시에도 ‘의리’가 들어갔다. 김보성은 인성 교육 시간에 의리를 전파하겠다며 영화 ‘영웅본색’을 들먹여 모두를 웃게 했다. 밥 먹을 때도 의리였다. 폭풍 식사 시간은 쌈밥과의 의리였다.
계속 의리라는 말이 나왔다.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면서도 의리가 활용됐다. 생활관이 의리로 물들었다. 김보성은 눈물도 많았다. 선임 허경환이 자신의 몸을 챙겨주고 아픈 곳을 안마를 해준 것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너무 고마웠다”라면서 허경환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펑펑 울었다. 상남자였지만 따뜻한 진심에는 눈물을 흘리는 성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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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