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SBS '판타스틱 듀오'(이하 '판듀')는 전인권, 남진, 이선희, 양희은 등 대가수들의 출연으로 탄생한 특별한 무대 외에도 가수들의 의외의 모습과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장으로서 호평을 얻었다.
드러머 김흥국을 재발견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콜라를 사랑하는 전인권의 귀여운 매력도 엿볼 수 있었으며, 이선희의 예능감도 기대 이상의 재미를 안겼다. 이에 대해 연출자인 김영욱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출연했던 가수들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한편, 앞으로 '판듀'의 시즌2가 걸어갈 길에 대해 살짝 언급을 했다.
- 전인권, 윤복희 등의 출연은 정말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섭외 때문에 가끔은 무모하게 전화를 드리기도 하는데, 그래서 전인권, 윤복희 씨도 나오시게 됐다. 남진 씨는 굉장히 어려웠다. 장윤정 씨가 얘기한 것처럼 프로그램 콘셉트를 얘기하는 것이 힘들었다. '내가 어떻게 일일이 일반인들 노래할 때 다 해주냐'고 생각하시더라. 아무리 설명해도 쉽지가 않았다."
"남진 씨는 녹화 끝나고 저희에게 되게 좋은 고기를 사주셨다. 방송국에 가서 녹화 끝내고 스태프들에게 고기를 사주기는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젊은 후배들과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며 반드시 댄스 특집에 자신을 불러야 한다고 하셨다. 진짜 재미있으시다. 그 어떤 예능 하시는 분들보다 재미있었다. 그래도 남진이니까 다른 예능은 안 하시겠지만 예능 PD로서 욕심나는 분이시다. 정말 예능 블루칩이라고 생각한다."
- 전인권 씨도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귀여운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다.
"전인권 씨는 노래만 카리스마가 있고 정말 애기같다. 아무것도 타지 않은 맑은 물 같은 분이라 재미있다. 함께하면서 정말 연약하고 상처 받기 쉬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는 정말 세게 부르는 분인데 너무나 새색시 같고 도화지 같이 하연 분이시다. 워낙 사람이 맑기 때문에 그의 노래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와서 박히는 거라 생각한다."
- 드러머 김흥국의 재발견 역시 놀라웠다.
"김흥국 씨 출연은 김건모 씨 아이디어다. 추석 때 나와달라고 했더니 조건이 있다며 김흥국 씨를 드러머로 불러달라고 하더라. 자신이 진짜 존경하는 분이라면서 말이다. 그래서 동영상을 찾아봤더니 기절하게 잘 치시더라. 가수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걸 뺏어가라는 이선희 씨의 말씀이 이것이다."
"양희은 씨와는 토크를 해봤지만 가수로서는 처음이라 잘 몰랐다. 전혀 다르시더라. 편곡이 많이 들어가고 악기가 많아지는 것을 싫어하신다. 기본적인 정서만 잡아서 목소리를 잡아가야 하는 분이다. 그 안에서 '판듀'만의 양희은을 보여주는 것이 어려웠다. 워낙 가지고 계신 목소리의 힘이 있기 때문에 뭘 할 필요가 없다."
- 김건모 씨 출연 당시, 판듀의 목소리를 빛나게 해주려 반주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섭외를 갔을 때 이전과는 달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자신이 물러서야 프로그램이 살 것 같다고 하더라. '내 노래는 많이 들었잖아. 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백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때문에 편곡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이후로는 그런 부분을 벤치마킹 해야겠다 생각하는 가수도 많았다. 정말 김건모 씨는 노력하는 천재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양희은 씨가 지나가는 말로 '노래는 부르는 사람의 것이구나'라고 하셨다. 그 말이 답인 것 같다. 노래는 그 가수의 것이 아니라고. 노래할 때 인생의 순간이 지난다면 그 노래는 그 사람의 것이라고. '판듀'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이를 유지해서 시즌2로 갈 생각이다. 흔히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모습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노래 주인은 노래를 사랑하는 국민이라는 것을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사실 시즌1은 가수 라인업이 화려해서 그거 보느라고 신기해했는데, 시즌2에서는 원래 하고자 했던 기획의도가 더 많이 보일 수 있게 하겠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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