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이 라디오에 출연해 솔직하고 담백한 입담을 자랑했다. 동생인 엄태구를 비롯해 주연을 맡은 강동원 그리고 영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탈탈 털어놨다.
21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는 '가려진 시간'을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출연했다.
엄태화 감독은 2012년 미장센 단편 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엄태화 감독은 "여러 차례 미장센영화제에 도전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숲'을 내놓을때는 내려놓고 찍었는데 큰 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생인 엄태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엄태화 감독은 "제가 동생같다는 소리도 듣는다"며 "엄태구도 인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영화계에서 유명한 형제인 류승완 감독과 류승범 형제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열심히 뒤를 쫓아가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엄태화 감독은 "굳이 그 두분과 차별점을 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열심히 뒤쫓아가겠다. 그 두분은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라면 저희 둘은 조용한 편이다"라고 밝혔다.
'밀정'을 촬영한 김지운 감독은 엄태구를 두고 가슴 속에 광기와 불덩이를 지닌 배우라고 평가했다. 엄태화 감독은 이런 사실을 밝히며 "제가 어린 시절에 동생을 괴롭혔다"며 "제가 광기와 불덩이를 심어준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가려진 시간'의 또 다른 주인공 수린 역을 맡은 신은수와 아역배우들이었다. 신은수를 비롯해 아역배우들에 대해 "서로 모여서 놀고 리딩하는 것을 찍었다"며 "나중에는 서로 너무 친해져서 촬영감독님한테 혼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엄태화 감독은 '가려진 시간'의 주연은 강동원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엄태화 감독은 "어린 소녀와 성인 남자의 관계라고 하면 위험한 느낌이 난다"며 "그래서 가장 소년의 느낌이 나는 배우인 강동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강동원과 첫 만남을 떠올리며 존경심을 표현했다. 엄태화 감독은 "'검사외전' 촬영을 마치고 샤워를 한 뒤에 나와서 이 영화에 왜 강동원이 필요하고 고민중인 지점을 객관적으로 말하더라"라며 "설득이 필요없었다. 잔뼈가 굵은 프로같은 느낌을 받아서 신선하고 배울만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엄태화 감독은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아이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 속 OST 가사와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해 가슴을 짠하게 만들기도 했다. /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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