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를 빼놓고 대한민국 가요계를 논할 수 없다. 1980년대 한국형 팝 발라드의 1인자로 가요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고 데뷔 30주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 가수'로 행보를 걷고 있다. '최초'와 '최고'의 수식어는 그에게 어느덧 당연한 표현이 됐다.
# 최초, 한국형 팝 발라드를 열다
이문세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개그맨 전유성의 추천으로 1978년 CBS 방송국에 입성했다. 목소리 좋은 재목을 단박에 알아 본 것. 그렇게 이문세는 라디오 프로그램 '세븐틴'의 DJ를 맡게 됐고 타고난 입담을 인정받았다.
그러던 1980년대, 통기타 포크 팝 음악 장르가 주름잡던 가요계가 변화를 맞이했다. 1983년 발라드 가수로 데뷔한 이문세 덕분에 최초로 한국형 팝 발라드의 시대가 열렸다. 1집 '나는 행복한 사람'을 시작으로 주옥 같은 이문세 표 발라드가 쏟아져 나왔다.
고 이영훈 작곡가와 만나면서 그가 가진 발라드 파워는 배가했다. 1985년에 발표한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가 음악 방송 1위를 휩쓸며 대히트했고 이후부터 오래도록 이문세x이영훈 표 팝 발라드가 가요 시장을 접수했다.
1987년 4집은 그야말로 명곡의 총집합이라 불렸다. 타이틀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비롯해 '이별이야기', '가을이 오면', '깊은 밤을 날아서' 등이 큰 사랑을 받으며 무려 285만 장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음악성과 판매기록 모두 놓치지 않은 셈이다.
5집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 6집 '그게 나였어', 7집 '옛사랑'까지 이문세 표 발라드가 곧 가요계 그 자체였다. 이후에는 댄스 장르의 등장으로 이문세의 음악 역시 변화를 맞이했는데 여전한 발라드 파워에 '조조할인', '솔로예찬' 등 젊은 감각까지 품으며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문세가 15집 '뉴 디렉션'의 타이틀곡 '봄바람' 피처링 파트너로 나얼과 협업해 큰 화제를 모았다. 두 뮤지션의 만남은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현재 진행형 보컬리스트의 조합으로 가요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 최초, 그리고 최고의 멀티테이너
앞서 언급했듯 이문세는 '대타' DJ로 방송계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그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의 '별밤지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로고송 역시 그가 만든 것으로 '별밤'과 이문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별밤'을 떠난 후에도 그는 '2시의 데이트'로 청취자들을 만났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MBC FM4U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를 진행하며 라디오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감미로운 목소리에 포근한 말투, 유쾌한 입담과 탁월한 선곡까지 '골든마우스상'을 받기에 충분했다.
TV에서도 맹활약했다. 각종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 웃음을 담당했고 믿고 보는 게스트와 패널로 자리매김했다. MC로도 신뢰도를 쌓았다. 1995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 '이문세 쇼'로 큰 사랑을 받았고 '강변가요제', '창작동요제', '미스코리아 전야제' 등 굵직한 대회 진행까지 그의 차지였다.
멀티테이너의 개념이 없던 1980년대 시절부터 가수, DJ, MC, 예능인으로 불리며 방송계를 고루 섭렵한 이문세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그의 방송 센스는 각종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했다. 최근에까지 JTBC '히든싱어', SBS '판타스틱듀오'에서도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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