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JTBC 시사 프로그램 ‘썰전’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다수의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시청률이 2~3%대가 나오는 방송 현실에서 두 프로그램은 대중의 세상을 바라보는 투명한 창 역할을 톡톡히 하며 어지러운 시국에서 중심을 잘 잡고 있다. 모든 관심이 정치에 쏠린 슬픈 현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썰전’에 기대는 안방극장의 신뢰와 지지가 시청률과 설문조사 결과로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썰전’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2위를 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가장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조사를 했는데, ‘무한도전’(9.1%)에 이어 7.7%로 2위를 차지했다.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최근 10위권에 오르긴 했어도 예능과 드라마 일색의 상위권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한 것.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2위뿐만 아니라 시청률 역시 고공행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진 후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가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이 같은 신뢰는 시청률 폭발로 이어졌다. ‘썰전’은 지난 3일 방송된 191회에서 9.28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동시간대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을 갉아먹으며 당당히 1위를 나타냈다.
전원책과 유시민은 지난 1월 합류한 후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가리지 않고 바른 말을 쏟아내고 있다. 서로의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은 다를 수 있지만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목소리는 공통점이었다. 이들이 부패한 권력을 향해 던지는 일침은 시청자들을 속시원하게 했다. 그래서 이번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 후 정치 이면을 제대로 파헤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고 시청률과 화제성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한국 갤럽 조사까지 2위에 오르며 그야말로 ‘국민 시사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시청률 새 역사를 썼다. 박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을 방송한 지난 19일 전국 기준 19%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2월 이후 자체최고시청률이다. 1992년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2004년 2월 이후 이 같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이번 파문을 다룬다고 했을 때 안방극장의 높은 기대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당일 방송된 모든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이어 2위를 한 것. 제작진은 최순실의 비리 의혹, 그리고 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또한 왜 대중이 박 대통령의 불통과 이번 비리에 대해 분노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파헤치고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에 끼칠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이미 관련 소식이 하루에도 몇백 건씩 쏟아지기에 새로운 사실은 없었지만 좀 더 심층적이고 총괄적으로 다루는 접근법은 ‘그것이 알고 싶다’다운 방송이었다는 호평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썩어빠진 비리가 곪아터지기 전에 지상파 등 기성 언론이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해 제작진의 뼈아픈 반성까지 이어지며 언론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했다. 철저한 자기 반성은 이 프로그램이 20년 넘게 안방극장의 신뢰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알게 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도 확 높아졌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5년 TV화제성 조사가 진행된 이후로 자체 최고 기록인 5,411점을 기록했다. 이는 동기간 방송된 ‘무한도전(비드라마 부문 2위)’의 3배이며 최고의 화제 드라마인 ‘푸른 바다의 전설(드라마 부문 1위)’보다도 앞선 기록이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