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찬바람이 제대로 불고 있다.
영화 '럭키'의 흥행 이후 기대를 모았던 11월 극장가였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는 것.
11월 개봉작들은 예년에 비해 비교적 풍성하다. 강동원의 복귀작인 영화 '가려진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조정석X도경수 주연 영화 '형', 공효진X엄지원 주연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마동석X최민호 주연 영화 '두 남자' 등 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11월에 포진되어 있고 '신비한 동물사전', '잭 리처:네버 고 백'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가득하다.
하지만, 개봉작들에 비해 극장가는 영 썰렁한 모양새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으며 '가려진 시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너무나도 줄어든 관객 수에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앞으로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벌써부터 걱정이 한가득.
이처럼 극장가에 찬바람이 불게 된 것은 워낙 11월이 비수기인 탓도 있지만 현재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 국민의 관심이 정치에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영화 행사 중 주연 배우들이 "영화보다 더 기가막힌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광화문에 쏠려 있다는 것을 안다" 등의 말을 할 만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들은 '홍보' 부분에 있어 걱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일단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인데 관심이 올라오질 않고 있다"며 "검색어만 봐도 영화에 대한 검색어는 전무하고 대부분 시국과 관련된 검색어이다보니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현재 극장가에 부는 찬바람이 단지 현 시국 때문은 아니라는 관측도 많다. 콘텐츠의 부족이 지금의 '썰렁함'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존재하는 상황.
한 극장 관계자는 "물론 시국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주요 원인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라면서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콘텐츠가 부족하다. 그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콘텐츠가 부족한데다가 시국까지 겹치면서 이런 문제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