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극장가에도 그 어느 때보다 찬바람이 분다. 수능이 끝난 직후가 아니면, 11월은 원래 비수기라고 불리는 시기. 여기에 주말마다 영화표보다는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뉴스가 웬만한 영화보다 더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현실에서 웬만한 ‘막장극’ 뺨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지금 보도되고 있는 상황을 실제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었다면 아마 개연성 없이 널뛰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큰 비판을 받았을 터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관객수는 21일 기준으로 855만 8,65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11월 1527만 5,978명, 2014년 1519만 409명, 2013년 1337만 9,336명, 2012년 1594만 7,251명을 기록한 바. 남은 9일 동안 매일 약 80만 관객이 들어야 이전 5년과 비슷한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
반면 시국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률 상승을 이뤄냈다. 각종 특종을 보도한 JTBC ‘뉴스룸’을 시작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최순실 국정논란’ 풍자를 과감하게 시도한 KBS 2TV ‘개그콘서트’, 유병재 작가의 시원한 일침이 담긴 JTBC ‘말하는대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 평소 6~8%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무려 2~3배 상승한 시청률을 보였다. ‘민상토론2’가 강도 높은 사회 풍자를 선보이면서 ‘개그콘서트’는 지난 13일 방송분이 10.9%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뉴스룸’은 지난 14일 방송분이 9.289%를 기록하며, ‘말하는대로’는 지난 16일 방송분이 2.081%(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으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영화 관계자들은 여러 가지 시각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현재 정치뉴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워낙 사소한 것까지 집중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대의 시각에서는 “다음 달 개봉하는 대작의 흥행 추이와 어떤 장르의 영화가 관객의 선택을 받는지 등을 봐야 더 확실한 영향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신비한 동물사전' 스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