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의 진가는 남녀를 불문하고 발휘하는 호흡에 있다. ‘더킹 투하츠’ 이윤지,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 ‘질투의 화신’ 공효진과 연인 호흡을 맞추며 여심을 흔든 것은 말해 입 아플 정도. 여기에 영화,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친구, 동생 호흡을 맞춘 ‘남자들’도 주목할 만하다.
조정석이 관객들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던 건 지난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다. 재수생 납뜩이 역으로 출연해 이제훈과 절친한 친구 호흡을 맞췄다. 연애를 모르는 승민(이제훈 분)에게 키스를 알려주는 장면은 그의 인생에 남을 명장면. 또한 승민이 알다가도 모를 서연(수지 분)에 힘들어할 때 위로해주는 장면까지 두 사람이 함께 호흡한 장면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제대로 전달했다.
똑같이 친구 호흡을 맞췄지만,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극중 이화신(조정석 분)과 고정원(고경표 분)은 과거에도 한 차례 양다리 여자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바 있고, 현재에는 표나리(공효진 분)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는 절친으로 등장했다. 이제훈 앞에서는 허세가 가득한 모습이었다면, 고경표 앞에서는 사랑하는 여자를 쟁취하기 위한 경쟁심부터 절친한 사이라서 나올 수 있는 편안함까지 보다 어른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오는 23일 전야 개봉하는 영화 ‘형’에서는 도경수(엑소)와 형제 호흡을 맞춘다. 극중 조정석은 사기 전과 10범의 철없는 형 두식을 맡은 것. 영화는 두식이 국가대표 유도선수 출신의 동생 두영(도경수 분)을 핑계로 가석방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두 사람은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부터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됐다. 실제로 영화 스틸컷이 공개될 때마다 “실제 형제 같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말이 이어졌던 바. 믿고 보는 조정식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형’을 통해 도경수와 자랑할 형제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예능에서는 친구들과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에서는 조정석이 정우, 정상훈, 강하늘과 함께 아이슬란드를 여행했다. 이들은 단 한 명도 투덜거리는 사람 없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중 가장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조정석. 모두가 ‘바보’ 이미지를 썼지만, 어딜 가도 함께하기에 자신감이 넘쳤고 이는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게다가 조정석은 이들과 지금처럼 빛나는 스타가 되기 전인 무명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바.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서로를 응원하고 챙기는 진한 우정이 감동을 선사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건축학개론', '형' 스틸, SM C&C,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