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벗고 '로코'를 입은 수애의 변신은 무언가 달라도 분명히 달랐다.
수애는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에서 새 아빠 고난길(김영광 분)과 우여곡절 로맨스를 그리는 여주인공 홍나리 역을 맡았다. 스튜어디스로서 일에 있어서는 프로답지만, 고난길 앞에서는 어릴 적 소녀로 돌아가 발랄함을 뽐내는 사랑스러운 역할.
앞서 수애는 전작 SBS '가면', '야왕', '천일의 약속' 등의 작품들을 통해 여배우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무게감과 눈물을 부르는 감성 연기로 정평이 나있었다. 단아한 외모와 나직한 목소리는 작품 속 무거운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지며 그에게 '감성퀸' 수식어를 선물했다.
하지만 사실 9년 전 수애는 '감성퀸'보다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레전드라 꼽히는 MBC '9회말 2아웃'에서 홍난희 캐릭터를 맡아 솔직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로코'도 해냈던 것.
그리고 현재는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로코퀸'으로서의 명맥을 잇고 있다. 언제 '야왕' 속 주다해 혹은 변지숙이었냐는 듯 허당미 넘치는 홍나리로 분해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를 나타내고 있는 것.
특히 고난길을 향한 홍나리의 직진 사랑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홍나리 모친과의 복잡한 관계와 그 부친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홍나리와 거리를 두려는 고난길의 모습에도 망설임 없이 다가가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마저 설레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애는 멜로면 멜로, 로맨틱 코미디면 로맨틱 코미디까지 모두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내며 배우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감성퀸', '로코퀸' 등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계속 달라지고 있지만, 그의 연기에 대한 칭찬은 매번 똑같다.
지난 21일 방송된 '우리 집에 사는 남자' 9회는 멀어지려는 김영광을 향한 수애의 돌직구 고백으로 엔딩을 맞으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 상태. 과연 '로코퀸' 수애의 활약은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