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상대적 원칙주의'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안방에 깊은 울림을 전하며 이유있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16.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달성하며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극의 중심에는 김사부(한석규 분)가 존재한다. 어딘지 모르게 미스터리하고 늘 독설을 퍼붓는 괴짜 중의 괴짜이지만 환자 앞에서만큼은 실력으로 말하는 '진짜' 의사가 바로 김사부다. 그리고 그는 강동주(유연석 분)와 윤서정(서현진 분)의 운명을 바꾸는 지대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니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도 바뀌지 않는다"는 부용주의 말에 의사가 되기로 했던 강동주는 늘 대립하기만 했던 김사부가 부용주임을 깨닫고는 돌담병원에 남기로 했다. 전국 1등, 수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실전에서는 늘 실수하고 약한 모습만 보여줬던 강동주는 자신에게 직언을 넘어 독설을 퍼붓는 김사부를 통해 알게 모르게 성장을 하고 있었다.
앞서 강동주는 김사부에게 "좋은 의사냐, 최고의 의사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김사부는 "필요한 의사"라고 대답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바로 김사부가 생각하는 '진짜' 의사였던 것. 이 '진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생각들은 한석규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 5회에서는 상대적 원칙주의에 대한 일침을 날렸다. 김사부는 환자 히스토리 체크도 하지 않고 수술부터 시작한 강동주에게 "너 원칙주의자잖아. 원칙이라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뜻과 정의가 변하면 안 된다. 상황에 따라, 상대방 입맛에 따라 이리저리 변하는 건 궤변이다"라고 일갈했다.
강동주가 융통성 발휘라고 변명하자 그는 "내 입맛에 맞추려고 환자 죽이려고 하는 거 아니냐. 변명하지마. 상황에 따라서 그 원칙이 변하는 놈에게는 무시와 조롱, 경멸과 쌍욕밖에 해줄게 없다"고 다시 한번 일침했다. 김사부는 늘 강동주에게 의사는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기에 변명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와 함께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원칙은 환자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뼈아픈 충고를 했다.
이는 윤서정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그 누구라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치료에 전념하며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어주고 있는 김사부는 이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진짜 의사였다. 그리고 이 모습은 강동주와 윤서정 뿐만 아니라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들어준다. 팍팍한 현실과 이상의 적절한 매치는 '낭만닥터 김사부'에 시청자들이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탄탄하게 잘 짜여진 스토리와 의미있는 메시지는 배우들의 호연, 유인식 PD의 몰입도 넘치는 연출력 등과 함께 시청률 상승 원동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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