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S 투병 중인 배우 신동욱이 5년만에 공식석상에 나섰다.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그는 생각 이상으로 밝은 모습으로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했다.
신동욱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자신과 같이 시련을 당한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신동욱은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슬픔이여 안녕', '소울메이트', '쩐의 전쟁', '별을 따다줘'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2011년 군복무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희소 판정을 받고 투병 중에 '씁니다, 우주일지'를 집필했다.
신동욱이 집필한 첫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는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주인공이 우주로 떠났다가 표류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외롭고 힘들었던 작가의 삶을 주인공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한 그는 우주처럼 막막하고 깊은 심연 속에서도 밝고 유쾌하게 써낸 작품을 통해 팬들과 독자 앞에 새로운 모습으로 복귀했다.
그는 "2013년에 팬들 때문에 강제 소환을 당한 적이 있다. 그 때 회복을 해서 돌아오겟다고 뻔뻔하게 약속을 했다. 생각을 해보니까 컨디션 회복이 되지도 않고 언제라고 기약을 할 수 없기에 어떤 방법으로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생각한 것이 글쓰기였다. 그러다 보니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번째 이유는 제가 좀 아팠는데 저 같이 시련을 겪은 사람들 중에 삶의 의욕을 잃는 분들이 많다. 그러신 분들에게 저처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시라고, 할 수 있다고, 스스로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1년 동안 제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전화도 안 받았고 티비도 거의 안 봤다. 말을 한 지 한달도 채 안 됐는데, 외로움이 제일 힘들었다"고 책을 집필하는 동안 힘들었던 바를 고백했다.
스스로 우주 덕후라고 밝힌 신동욱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수백 권의 과학책을 공부했으며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인 채연석 박사를 직접 찾아가 자문을 받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책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여러 장르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신동욱은 현재의 몸 상태와 연기 복귀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군대를 가기 전 허리를 크게 다쳐 2년 동안 재활 운동을 했다고 과거 기억을 꺼내놨다.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군대에 가서 팬들을 지켜주겠다"고 했던 약속 때문에 재활을 열심히 해 입대를 하게 됐다고. 하지만 군대에 가자마자 또 다시 다쳐서 진단서를 받았을 때 굉장히 막막했었다고 한다.
위로를 받으면 나약해지는 것이 싫어서 5년 동안 매니저는 물론이고 친구들과도 연락을 아예 끊고 살았다는 신동욱은 "몸은 아프면 치료를 받아서 극복을 하면 되는데 사람에 대한 미안함은 피할 수 없더라. 5년 동안 병과 싸우고 위로 받지 않으려 사람들을 일부러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운 좋게도 몸 상태는 많이 좋아진 상태다"라며 "제가 왼쪽 손이 안 좋은데 전체가 아픈 것이 아니다. 아랫 부분이 감각적으로 예민해졌다. 지금은 일상 생활이 될 정도긴 하다. 물건을 만질수도 있다. 다만 추위에 대한 고통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칼날에 손이 슬라이스 당하는 느낌이 난다. 그게 겨울에 느끼는 감각이다. 예전에는 조그만 충격도 못 견뎠다. 축구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는데 다음에 기억이 없더라. 한 시간 정도 기절을 했었다"며 "예전엔 그랬는데 지금은 운 좋게 많이 좋아져서 여름에는 굉장히 좋다. 에어컨만 조심하면 될 정도로 많이 회복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기 복귀 계획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면서 "좋은 기회가 생기면 꼭 좋은 작품으로 인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