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과 엄지원, 두 명의 여배우가 충무로에 매서운 원투펀치를 날렸다.
공효진과 엄지원은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이하 '미씽')'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여성 영화들이 부족한 충무로에 여배우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미씽'은 갑자기 딸과 사라진 보모 한매와 그런 한매를 쫓는 엄마 지선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공블리'로 유명한 공효진은 중국인 보모 한매 역으로 분했으며 엄지원은 싱글맘 지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첬다.
'미씽'의 개봉이 유독 눈길을 끄는 건 충무로에서 그간 여성 영화들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남자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는 영화들만이 흥행에 성공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들이 줄어든 게 충무로의 현실이다.
때문에 여배우들이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 남자 주인공과 로맨스를 형성하거나 돕는 도구적 역할로 존재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여성 영화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영화 '덕혜옹주'가 개봉하면서 여성 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바, '미씽' 역시 두 명의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 영화를 기다렸던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낸다.
극 중 중국인 보모 한매 역을 맡은 공효진은 그동안 '공블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의 사랑스러운 로코퀸 모습을 철저하게 내려놓고 미스터리한 중국인 여성으로 변신했다. 얼굴에는 점이 가득 할 만큼 외모적으로도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본인은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지만 어눌한 한국어 대사, 그리고 중국어 대사들은 몰입을 방해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적은 대사 분량은 공효진의 심리 묘사를 더욱 부각시켜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언급은 할 수 없지만 극 중 한매의 과거 이야기가 그려질 때에는 공효진의 '미친' 연기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영화 '소원'을 통해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선보인 바 있던 엄지원은 이번에도 들끓는 모성애를 보여준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병행할 수 없어 보모를 고용해야 했던 지선의 모습, 그리고 아이가 사라진 뒤 미친듯 아이를 찾아다니는 지선의 모습 등을 엄지원은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감정적으로 소모가 컸을 '미씽'이었지만 엄지원은 한매의 과거를 밝히는 극의 흐름을 관객들이 잘 따라가게 도와주며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미씽'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