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의 학부모 모드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오랜 시간 그와 함께 방송에 임했던 후배 개그맨은 물론, 지켜본 시청자들도 말이다. 아들이자 신인 래퍼 MC그리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방송국을 찾아 대기실을 돌며 특급내조를 펼친 그다.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아재 감성 느와르 아빠본색’(이하 ‘아빠본색’)에서는 김구라와 MC그리 부자가 출연해 방송국에서의 모습이 공개됐다.
김구라는 그야말로 아들을 위한 매니저였다. 이날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녹화가 진행된 날. 자신이 아닌 MC그리가 게스트로 섭외됐고, 학부모의 마음으로 방송국을 찾은 것이다.
MC는 물론 게스트들까지 방을 일일이 찾아 인사했다. “잘 부탁한다”는 말은 없었어도, MC그리는 김구라의 존재만으로도 따뜻하고 든든했을 터다. “부담스러워서 녹화 못하겠다”는 딘딘의 농담에는 “얘도 정신차리게 욕해라”며 쿨한 모습을 보인 아버지다. 그것이 진정 MC그리를 위한 길이라는 걸 방송인 선배로서 잘 알고 있는 모습.
그래도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으로서 방송에 임하는 지라 걱정이 되는 아버지 김구라였다. 스튜디오에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을 떼며 녹화가 잠시 끊어지길 기다렸다. MC들이 먹고 싶어했던 간식거리도 싸들고 복도에 서 있는 처량한 모습은 그가 아버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다.
하나같이 김구라의 이런 모습에 놀라워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것. 하지만 어떤 아버지가 자기 자식을 위해 못할 것이 있을까. 독설을 일삼던 그 독한 MC 김구라도 자식의 일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가정적인 아버지였다.
MC그리 역시 김구라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든든했다”며 자신도 아버지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대견한 소감을 전했다.
물론 이처럼 김구라의 교육이 무조건 다정하게 감싸주기만 하는 건 아니다. MC그리에게 언제나 신인의 자세를 가르치고, 생업에 임하고 있는 동료들의 진정성과 열정을 생각하라며 보다 더 열심히 하라고 했다. 직접 선배들에 인사하는 90도 폴더 인사도 선보였다. 아빠 김구라와 아들 MC그리의 모습은 언제나 훈훈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아빠본색'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