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은 사랑스러움의 대명사다. 드라마 ‘파스타’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프로듀사’ 등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은 공블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털털하고 소탈한 성격까지 갖춘 그녀는, 약간의 질투심을 유발하지만, 정말이지 여자가 봐도 사랑스럽다.
이달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의 인터뷰를 위해 만난 공효진은 편안한 차림새였다. 마치 동네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평상시 모습으로 기자들과 만난 것이다. 화려하게 꾸미고 나타났을 때보다 사랑스러운 매력을 풍겼다.
공효진은 “저는 작품을 끝내고 인터뷰 할 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출연을 결정할 때도 과연 그때 가서 할 얘기들이 많을까라고 고민한다. 한매 캐릭터도 그랬다. (행동 이유가)이랬다, 저랬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중국 출신 보모 한매를 연기한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자신에 대한 사연을 감추고 있는, 어찌 보면 음흉하고 음습한 여자다. “한매는 소수자, 다문화 가정의 여자다. 제가 그녀를 대변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게 굉장히 복잡하고 예민하다. 옹호해주기 어렵지만 그렇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음이 아프고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매는 그동안 공효진이 보여준 캐릭터와 대척점에 서있지만, 180도 다른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것이다.
“갈수록 맡은 작품 수가 늘어나다 보니 이제는 (사람들이)예상하지 못한 연기 톤과 표정을 보여주고 싶다. ‘미씽’의 흥행은 처음부터 상상하지 않았다. 단지 ‘좋은 작품 잘 골랐구나’라든지 ‘변신하려고 노력했구나’라는 말을 기대하고 했다.”
그러면서 공효진은 “저는 괜찮은데 사람들이 공블리를 지겨워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든 드라마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있다”며 “추블리, 마블리까지 3대 블리 아니냐.(웃음) 추블리까지 괜찮았는데 마블리는 약간 경쟁의식을 느낀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사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속 표나리 캐릭터는 공효진이 아닌 다른 여배우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안성맞춤이었다. 처음부터 공효진을 염두하고 만든 캐릭터처럼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잘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했다. 감독과 호흡을 맞춘 조정석 덕분이었다고.
“조정석이 이화신 캐릭터에 제격일 것 같았다. 코드, 지향점, 메소드가 같으니 연기하기에도 편안했고 잘 맞았다. 그 친구 자체가 화가 없으니 저 역시 순화되는 느낌이었다. 사실 며칠씩 잠을 못자면 힘들어서 예민해지기 마련인데 조정석은 그렇지 않다. 소화하기 어려운 씬도 잘 만들어졌고, 재미있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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