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이 음악에 시국을 담아내는 것은 필요한가.
이는 요즘 힙합계의 화두이기도 하다. 힙합이란 장르가 '저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에는 찬반이 엇갈리지만, 어쨌든 힙합이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떳떳하게 하는' 대표 음악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힙합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현 시국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음악팬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뮤지션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분분하다. 오히려 얄팍한 시대 영합은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래퍼들도 있다.
반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래퍼들이 존재한다. 대표 가수는 산이. 그가 23일 발표한 곡 ‘나쁜 년(Bad Year)’은 중의적 의미로 현 세태의 날카로운 비판이란 메시지를 담으며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다.
가사 자체는 안 좋은 일이 많았던 올 한해를 헤어진 연인에 비유했는데 그 안에 ‘하..야..’나 ‘내가 이럴려고..’, ‘꼭두각시 마리오네트’ 등의 표현이 담겨 있어,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비선(최순실)의 국정 논단 사태를 연상케 한다.
풍자에 재치 넘치는 펀치라인과 직간접적으로 해석 가능한 이야기가 듣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래퍼 피타입은 이번 시국과 관련, '직접 참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피타입은 앞서 지난 18일 오후 7시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펼쳐ㅈㄴ '박근혜 퇴진 광장 촛불 콘서트 - 물러나 SHOW'에 노게런티로 참석해 노래를 불렀다.
이는 회사에서 잡은 스케줄이 아니라 본인의 의사로 결정한 행사였다는 전언. 피타입은 앞서 음악인 2200여명이 함께한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에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광화문'이란 곡을 발표했다.
그는 출연중인 JTBC '힙합의 민족'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국과 관련해 "어떻게 대중을 위로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른 래퍼들도 나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던 바다.
다른 한 켠에서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역사와 힙합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묵직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무한도전'은 멤버들과 힙합 아티스트 6명 개코, 도끼, 지코, 비와이, 송민호, 딘딘이 각각 짝을 이뤄 역사 관련한 내용의 힙합 곡을 준비하는 과정을 내보내고 있다. 역사 강사인 설민석의 수업은 멤버, 래퍼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만든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교훈을 얻자는 취지다. 요즘 가장 사랑받는 음악장르라 할 수 있는 힙합으로 요즘 가장 필요성이 느껴지는 우리의 역사를 노래하는 구성이기에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 nyc@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