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시국, 사이다 같은 노래가 탄생했다. '디스'를 하려면 래퍼 산이처럼 센스 있게, 그리고 맛깔나게 해야 한다. 산이가 24일 발표한 신곡 '나쁜X'가 그렇다.
이날 오전 0시에 공개된 '나쁜X'는 욕설이라기 보다는 'BAD YEAR'로 언어유희 격인 단어다. 헤어진 연인을 향한 원망을 안 좋은 일이 많았던 한 해로 풀어내며 듣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산이 측은 열린 해석을 부탁했지만 촌철살인 같은 가사를 꼼꼼히 살펴봤다.
"BAD YEAR 올핸 참 별일이 많았어 특히 안 좋은 일들 원치 않았던그중에서 베스트 단연 제일 나쁜 건 그녈 만난 거 나쁜 년 BAD YEAR/ 나도 참 멍청한 놈이지만 너도 참 불쌍한 걸 안 간다 멀리 보내줄게 잘 가요 잘 가요 잘 가요 Adieu 나쁜 년/ BAD YEAR BAD YEAR 참 나쁜 년 BAD YEAR BAD YEAR Good Bye So Long Adieu 나쁜 년"
→ 2016년은 유난히 어수선하고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끔찍한 아동 학대 사건들은 지역을 불문하고 곳곳에서 터져나왔고 강남역 한복판에서는 묻지마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국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망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집 앞이야 네게 전화해 (Brrrr) 답도 없고 좋게 끝내보려 했는데 맞어 나 조금 화난 듯 내려올래 (빨리) 좀만 더 가면 걸릴 듯 공황장애 (Yeah)/ 사람 볼 땐 그 사람 눈을 보라던데 (U know) 충혈된 네 눈 홍등가처럼 빨개 (So Freaking Red) 너의 혀는 매번 내 귀를 희롱했고 나 욕 좀 해도 돼 떨어져라 지옥행 (Go To Hell)"
→ 2016년 하반기는 그야말로 국정 마비 상태다.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논란으로 시작된 각종 비리와 의혹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올랐고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가 베일을 벗었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줄기세포 주사 등을 맞았고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병원에서 VIP 관리를 받았다는 폭로가 이어져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하...야..., 내가 이러려고 믿었나 널 넌 네 입으로 뱉은 약속 매번 깨고 바꿔라 좀 레퍼토리 심지어 옆에 알고 보니 있었지 딴 놈 그와 넌 입을 맞추고 돌아와 더러운 혀로 핑계를 대 넌 그저 꼭두각시 마리오네트였을 뿐이라고/ So Sick And Tired 신은 왜 대체 이런 년 주셨는지 내게 이런 시련 도와주세요 Holy Moly 병신년아 빨리 끝나 제발 정유년은 빨간 닭의 해다 #나쁜 년 #BAD YEAR 그저 편히 싹 맡긴 채 숨 쉴 Bad Year Bad Bad Bad Bad Year 그저 편히 싹 맡긴 채 숨 쉴 Bad Year Bad Bad Bad Bad Year Bad Year"
→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비난은 집중됐다. 대국민 담화에서 최순실과의 관계를 일부 인정하며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다시 한번 말을 바꾸며 이를 거부하고 있어 "하야하라", "탄핵하자" 같은 퇴진운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이는 '하야', '꼭두각시', '정유년(정유라의 본명은 정유연)', '채 숨 실', '닭의 해' 등의 단어 선택으로 리스너들의 꽉 막힌 속을 뻥 뚫리게 만들고 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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