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산이가 음악팬들을 넘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산이는 영리하면서도 도전적인 그 만의 방식으로 힙합뮤지션이자 MC로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별명인 '랩 지니어스'답다.
23일 밤 12시 공개된 산이의 신곡 '나쁜 년'(Bad Year)은 온통 중의적 의미로 가득찬 단어와 표현들이 즐비한,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디스'한 노래다. '디스'가 힙합의 전부는 결코 아니지만, 일반 힙합팬들과 대중에게 많은 부분 어필하고 이슈화되는 부분임을 상기했을 때, 이 디스곡 '나쁜 년'은 파장을 일으킬 만 하다.
겉으로봤을 땐 나쁜 여자를 만나 이별을 경험한 남자 이야기이지만, 누구라도 쉽게 이 노래가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 등 현 시국에 대한 비판을 풍자를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쁜 년 / 하야 내가 이러려고 믿었나 / 널 넌 네 입으로 뱉은 약속 매번 깨고 바꿔라', '넌 그저 꼭두각시 / 마리오네트였을 뿐이라고', '정유년은 빨간 닭의 해다' 등의 가사는 귀에 꽂히는 좋은 전달력을 지닌 산이의 래핑과 만나 시너지를 낸다.
은유적이면서도 꽤나 공격적이다. 직접 시위에 참여하고 광장 무대에 서고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내는 뮤지션들 속에서 산이는 직접적으로 노래를 만들고 발표했다. 상업적인 느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전 프로모션 없이 기습 공개한 점이 이 노래를 향한 대중의 호응도를 높인다.
여기에 브랜뉴뮤직 측에서는 노래에 대해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모습이다. 즉 직접 듣고 느끼는 리스너들에게 음악을 맡긴 것.
이런 면모로 인해 자칫 상업적인 영합의 모습으로 가벼워보일 수도 있는 우려를 피하며 대중을 속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인 가운데에서도 여러 다양한 대중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 의미를 더한다.
산이는 힙합뮤지션 중 대표적인 음원강자이자 말랑말랑한 랩송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바다. 이런 그가 다시금 래퍼 본연의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깊다. 래퍼가 꼭 시대와 사회를 이야기하란 법은 없고 그 역할에 대해서도 뮤지션들 안에서도 입장이 엇갈리지만, 확실히 산이의 면모는 힙합계 안에서도 회자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나쁜 년'은 24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비롯해 지니뮤직, 네이버뮤직, 엠넷닷컴, 올레뮤직, 몽키3 등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다. / nyc@osen.co.kr
[사진] OSEN DB, '나쁜 년' 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