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마음을 가진 10살 허정은이 오지호와 박진희,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모든 '당신'들을 위로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 4회에서는 각자의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휘철(오지호 분)과 강희(박진희 분), 그리고 이들을 위로하는 금비(허정은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앞서 금비는 보육원에 보내질 위기에 처했지만 때마침 나타난 휘철 덕분에 강희(박진희 분)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어렵게 모인 세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고, 특히 휘철은 금비가 자신의 아이라고 확신한 뒤로 한결 다정하게 대해주며 '진짜 아빠'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앞에는 여전히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휘철은 과거의 빚을 들먹이는 치수(이지훈 분)에 못 이겨 강희(박진희 분)의 미술품을 빼돌리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고, 강희 역시 휘철이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처럼 왠지 모를 긴장감이 세 사람의 주변을 맴도는 가운데, 홀로 중심을 잡고 앞으로 걸어가는 이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비. 금비는 자신은 나쁜 사람이라며 어릴 적 기억에 괴로워하는 강희에게 "나는요. 언니가 어떤 나쁜 짓을 했어도 안 미워할 거예요. 가끔씩 아저씨가 미운 짓 해도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아직 모자라서 그런 거니까"라며 그를 다독였다.
또한 금비는 휘철에게도 다시 일어서야하는 이유였다. 휘철은 치수의 계획과 달리, 미술품을 빼돌리기 전 경찰에 신고하며 자신의 죄를 자백했고 마침내 강희에게서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모두가 바로 금비가 찾아온 후 휘철에게 생긴 변화였다.
하지만 금비는 정작 자신이 위로받아야 할 때에는 홀로 견디기를 택했다. 그는 의사가 휘철에게 자신의 병을 알리려하자 이보다 앞서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는 스스로도 '니만피크병'이라는 것을 안다고 밝힌 뒤 휘철에 대해 "아빠지만, 아직은 아빠가 아니다"라며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른이 혼자 겪기도 힘든 일들을 꿋꿋이 견뎌낼 뿐 아니라, 작은 손으로도 훨씬 큰 어른들을 위로하는 허정은의 모습에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 역시 울고 웃을 수 있었다. 그가 이끄는 '오 마이 금비'가 '힐링 드라마'라 불리는 이유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오 마이 금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