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에게 미안하다던 진혁 PD. 그가 왜 사과를 했는지 이제는 제대로 이해가 간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멸종직전인 지구상의 마지막 인어(전지현 분)가 도시의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를 만나 육지생활에 적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인어와 허준재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인연을 통해 얽키고설킨 관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인어 역을 맡은 전지현의 존재감이다.
전지현은 인어라는 캐릭터 설정상 수중 촬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데, 물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눈빛과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굉장히 많다.
여기에 전지현은 어찌 보면 과할수도 있는 캐릭터 설정도 사랑스럽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극찬을 얻고 있다.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을 때도, 남루한 옷에 산발을 하고 어묵이 먹고 싶어 바라볼 때에도 전지현은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하다. 바다 속과 아쿠아리움 안에서 헤엄을 치는 전지현을 보고 있으면 왜 인어가 전지현이어야 했는지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다.
이에 제작진과 함께 호흡하는 배우들의 극찬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 특히 진혁 PD는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전지현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 뒤 "물속에서 연기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인어 복장만 하고 물속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표정까지 드러내면서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대한민국에 전지현 밖에 없을 것"이라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연신 드러냈다.
옆에서 전지현의 수중 연기를 지켜본 성동일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어부들에게 잡히는 장면을 촬영할 당시 물속에 4~5시간 동안 있었다. 몸도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을텐데도 불평 한 마디 없더라.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괜히 잘하는 배우가 아니구나 싶었다"고 감탄의 말을 건넸다.
분명 '푸른 바다의 전설'이 17.1%(전국기준, 닐슨코리아)라는 높은 시청률을 얻은 건 극본, 연출, 연기 모두 합이 잘 맞아서일테다. 드라마는 단 한 명이 잘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 하지만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실현 가능했던 인어라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박지은 작가가 만들고, 전지현이 완성해내고 있는 인어 심청이 있기에 '푸른 바다의 전설'에 거는 기대 역시 날로 커지고 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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