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여장부가 브라운관을 ‘하드캐리’한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라미란, ‘낭만닥터 김사부’의 진경, ‘역도요정 김복주’의 장영남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당찬 매력이 그야말로 여장부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것.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이들이 등판하면 드라마는 탄산수를 들이켠 것 같은 시원한 전개가 펼쳐진다.
먼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복선녀(라미란 분)는 강한 생활력을 지닌 캐릭터다. 잘난 남편 배삼도(차인표 분)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집에 사는 이웃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 격렬한 몸싸움도마다 않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러니 복선녀가 등장할 때면 시청자들은 “사이다 캐릭터”라며 크게 호응을 보내고 있는 중. 특히 부부싸움 끝에 남편의 보증 빚을 탕감해주며 먼저 손을 건네는 대인배 면모 또한 그녀의 호탕하고 여장부다운 배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오명심(진경 분)은 무적철인 간호부장이다. 극중 응급 상황 시 침착함을 잃지 않고 빠른 판단력으로 의사들을 서포트하며 그야말로 응급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 돌담병원에서 무서울 것이 없는 여운영(김홍파 분)과 김사부(한석규 분)마저 꼼짝 못하게 만드는 유일한 캐릭터다.
특히 응급실에서 보건복지부에 친한 형이 있다며 돌담병원을 문 닫게 하겠다는 등 난동을 부리는 민폐 보호자에게 “당장 전화하라”며 시원시원하게 소리를 지르던 모습은 최고의 명장면. 극중 응급실 식구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걸크러시’(여성이 동성의 연예인을 동경함) 카리스마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최성은(장영남 분)은 한얼체대 역도부 안살림을 도맡아하고 있다. 특히 연습실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부터 역도부원들을 단숨에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호랑이 코치라 불리며 활약하고 있다.
생활 지도나 연습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호랑이 코치이지만, 인간적인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역도부 예산이 줄어들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며 현실적 한계를 타개하려 애쓰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역도요정 김복주’가 따뜻한 청춘 드라마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만큼, 최코치 역시 미완성 청춘을 이끄는 진정한 어른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것.
이처럼 라미란과 진경, 장영남은 거친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여장부 캐릭터를 맡아 일당백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당당하고 굳센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극의 활기를 불어 넣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앞으로 ‘센 언니’들이 탄산수 같이 시원한 전개를 기대케 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