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37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김민희였다.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매혹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가씨’에서 아가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보였기 때문이라고.
이날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굿바이 싱글’ 김혜수, ‘덕혜옹주’ 손예진, ‘죽여주는 여자’윤여정, ‘최악의 하루’ 한예리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함께 후보로 올랐음에도 수상의 영광은 김민희에게 돌아갔다. 그녀가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로 인해 최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음에도 오로지 연기력 하나만 보고 시상한 것이다.
앞서 김민희와 홍 감독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며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칸 국제영화제가 열린 칸에서 영화 촬영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감독 역시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
물론 김민희가 갖은 노력으로 아가씨라는 캐릭터를 완성해낸 것이야말로 축하받을 일이다. ‘아가씨’에 가장 적합한 적임자였다. 한층 물오른 비주얼도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 김민희가 다른 누구도 생각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캐릭터를 표현했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특히나 하녀 숙희로 인해 서서히 변화하는 아가씨의 복잡한 심리와 외형까지 완벽하게 연기해냈기에, 그녀의 섬세한 연기력에 감탄한 청룡영화제가 손을 들어준 것이다. 개봉했을 당시, 아직 불륜설이 알려지기 전에는, 김민희가 작품에만 집중하며 여느 때보다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국내 관객을 포함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여운을 안겨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홍 감독과의 사이가 알려지자, 대중의 반응은 180도 달라졌다. 영화계 굵직한 인물들이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욱이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큰 데다, 홍 감독이 아내와 딸까지 가진 한 가정의 가장이었기에 그들의 사랑은 아름답게 포장될 수 없었다. 지금도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사고의 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청룡영화제의 결정을 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심사과정에서 사생활은 100% 배제하고 연기력 하나만 보고 여우주연상이라는 선물을 선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희의 수상 소식은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어디서든 그녀가 자신의 수상 소식을 접했겠지만 이날 무대 위에 올랐다면 수상 소감으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